빙그레 | 흥미로운 미래전략

▲ 빙그레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사진=뉴시스]
빙그레가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가장 큰 공을 세운 건 시그니처 제품인 바나나맛 우유다. 중국과 국내에서의 고른 인기로 외형적 성장을 이끌었다. 흥미롭게도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를 응용해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마흔셋.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올해 나이다. 1974년 출시된 이 제품은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중국에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보복에도 1분기 3%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 빙그레 전체 매출의 4분의 1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효자상품’인 셈이다.

바나나맛 우유의 매출 호조세 덕분인지 빙그레의 1분기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매출액(1747억원)은 전년 대비 4.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74% 늘어난 37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섰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캐시카우인 바나나맛 우유의 매출 증가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흥미롭게도 바나나맛 우유는 ‘단순한 우유’가 아니다. 빙그레의 성장전략 한복판에 바나나맛 우유가 놓여 있다. 그동안 빙그레는 나이든 바나나맛 우유에 새옷을 입히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중 하나가 바나나맛 우유 플래그십 스토어 ‘옐로우 카페’다. 이곳에선 바나나맛 우유를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 MD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과 젊은층 고객을 타깃으로 했다”면서 “주말 기준 1000여명이 다녀가고 있다”고 말했다.

바나나맛 우유를 활용한 ‘콜라보’도 추진했다. 지난해 11월 CJ올리브영과 손잡고 론칭한 단지(바나나맛 우유) 모양의 바디로션 화장품이 그것이다. 5월 계약기간이 만료됐지만 흥행에 성공해 재계약이 확실해 보인다. 빙그레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양사가 의견을 조율 중이다”고 말했다.

‘빙그레가 CJ올리브영과 콜라보를 발판으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게 아니냐’는 시나리오가 흘러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빙그레가 바나나맛 우유를 응용한 제품을 발판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거다. 빙그레는 올초 주총에서 세제ㆍ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새로운 먹거리 개발의 필요성은 늘 있어왔다”면서 “그중 하나가 화장품 사업으로 현재 논의 단계다”고 말했다. 박애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빙그레뿐 아니라 많은 식품업체가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콜라보 화장품’이 니치마켓에서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본업에서 경쟁력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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