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후 경제패권 바뀌었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의 경제패권을 약화시켰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미국은 여전히 글로벌 자본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이 모두 미국기업인 것은 이를 잘 보여주는 통계다. 미국이 지난 10년을 지배한 원동력은 IT기술이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IT기술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 6월말 기준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파이낸셜타임스 자료) 중 상위 10개사는 애플, 알바벳,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닷컴, 버크셔해서웨이, 존슨&존슨, 페이스북, 텐센트홀딩스, 엑슨모빌, JP모건체이스(시총 순서대로)다. 2007년 시총 1위 엑슨모빌은 9위, 2위 GE는 11위, 4위 씨티그룹은 43위, 5위 AT&T는 12위로 내려앉았다. 2007년 10위권 내 기업 중 자기 자리를 지킨 곳은 시총 3위를 유지한 MS뿐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세가지다. 무엇보다 IT기업인 MS만이 지난 10년간 아성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올 6월 현재 상위 10개사 중 6곳도 IT기술 관련 기업이다. IT기술 기업에 투자자와 자본이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상위 10개사가 모두 미국기업이라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시총 100대 기업 중 미국 기업은 58곳(올해 6월 기준)에 이른다. 미국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2008년 37%에서 올해 6월말 67%로 상승했다. 미국이 글로벌 경제의 패권을 쥐고 있다는 얘기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동인인 ‘ICBM(IoTㆍCloudㆍBig DataㆍMobile)’ 산업을 미국 기술기업들(애플ㆍ알파벳ㆍ아마존ㆍ페이스북)이 주도하고 있다”면서 “기술 혁신으로 무장한 미국 기업들이 자본시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 분석사는 IT와 연관이 깊다고 말했다. 유럽과 영국의 상위 기업수는 2008년 35개와 12개에서 올 6월 각각 20개, 6개로 감소했다. 그는 “2012년 재정위기 이후 유럽의 경기 회복이 더디고, IT 비중이 낮아 산업구조 변화의 대응도 늦은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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