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깨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끼고 사는 현대인들은 정보 속에서 산다. 수많은 정보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는가. “저 사람과 난 다른 정보를 보고 있을까?” 그렇다. 비밀이 없는 세상이 도래했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는 다른 이도 꿰뚫고 있을 공산이 크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다르게’ 보고 ‘다르게’ 움직이면 된다. 고정관념의 틀을 깨라는 거다.

▲ 스마트폰은 사람들을 평범하게 만들었다.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이가 세상을 잡을 것이다.[사진=뉴시스]
그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이 신호탄이었던 것 같다. 요즘 경제ㆍ경영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일들이 현실에서 나타나면서 IT기술의 발전과 트렌드가 이목을 끌고 있다. 갈수록 진화하는 AI와 점점 빨라지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우리의 삶을 바꿔놓고 있어서다. 

글로벌 유통공룡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마존의 사례를 들어보자. 아마존은 지난해 12월 계산대 없는 식료품 매장 ‘아마존GO’를 오픈했다. 이는 소비자의 구매 행태를 바꿔놓는 전기를 마련했다. 소비자는 매장에 들어가 자신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구입하고 싶은 식품을 골라서 담고 매장문을 그냥 나서면 된다.

계산을 위해 긴 줄을 선다거나 계산원과 접촉할 필요도 없다. 단지, 원하는 제품을 손으로 집어서 매장을 나서면 된다. 결제는 자동으로 아마존 고객계좌에서 청구되고, 영수증을 송부해 준다. ‘저스트 그랩 앤 고(Just Grab and Go!)’라는 얘기다. 

이번엔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사례를 살펴보자. 손 회장은 지난해 6월 “은퇴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경영자 지위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밝힌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다음 시대의 IT업계에서 ‘선두에 서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퇴임을 철회했다.” 

▲ 아마존이 론칭한 무인매장은 혁신의 시대를 예고한다.[사진=뉴시스]
그렇다면 소프트뱅크는 4차 산업혁명기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비장의 아이템이 있다. 바로 AI 로봇 ‘페퍼(Pepper)’다. 이 로봇은 커피전문점ㆍ시중은행에 손님을 안내하는 업무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 사람 목소리와 표정을 인식하고 맞춤형 안내를 제공할 수 있어 머지않아 소매 무인매장에 안내원으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우리는 격변의 시대를 걷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AI, 빅데이터 등 낯선 환경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어서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필자는 역설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환경이 만들어졌으니 이젠 ‘다르게’ 살아야 한다는 거다. 그 시작은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프레임의 수정’이다. 지금까지 갖고 있던 착각ㆍ편견을 모두 털어내자는 얘기다. 
 
이제부터 ‘다름’으로 성공한 사례를 살펴보자. 다름의 예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격변기에 ‘각자도생各自圖生’할 수 있는 전략을 부여할 것이다. ‘스트라이다(STRIDA)’라고 불리는 삼발이 같이 생긴 자전거를 아는가. 이 요상한 디자인의 자전거는 탄생 배경이 흥미롭다. ‘스트라이다’ 디자인을 만든 주인공은 영국의 마크 샌더스다.

그는 런던 중심가에서 32㎞나 떨어진 곳에서 통학했다. 학생이다 보니 이동수단은 자전거와 지하철이었다. 애초 그는 접이식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지하철역에서 자전거를 접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참 번거로웠다. 툭하면 옷자락에 자전거 체인의 기름이 묻었다. 불편함을 이기지 못한 마크 샌더스는 스스로 자전거를 디자인하기로 마음 먹었다. 

여러 모양을 스케치하던 그는 세개의 튜브를 삼각형으로 연결한 단순한 디자인을 고안했다. 그는 “유모차가 접히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놀랍게도 기름이 묻기 쉬운 체인을 빼고 고무벨트를 활용했다. 접었을 때 굴릴 수 있도록 ‘바퀴’도 달았다. ‘자전거=두바퀴=체인’이라는 프레임을 산산히 깨버린 셈이었다. 

 
프레임 파괴의 효과는 대단했다. 이 자전거는 일본ㆍ프랑스ㆍ독일ㆍ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정삼각 형태의 몸체를 절반으로 접어 바퀴를 모으면 자전거를 들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은 결과였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삼각형’ 스트라이다는 혁명이었다. 

고정관념을 깨고 ‘다름’을 적용한 또하나의 사례를 보자. 사람들은 랜드마크를 떠올리면 흔히 ‘높아야 한다’고 여긴다. 일면 타당할 수 있다. 100층이 훌쩍 넘는 빌딩이 우리나라에도 우뚝 섰으니 말이다. 

하지만 ‘높아야 랜드마크’라는 등식은 얼마든지 깰 수 있는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이를 실현한 곳은 글로벌 블록완구업체 ‘레고’다. 이 회사는 몇년 전부터 ‘아키텍처(architecture)’라는 시리즈물을 제작ㆍ판매하고 있다. 세계적인 각 도시의 랜드마크를 형상화해 출시하는 것이다. 미국 뉴욕은 자유의 여신상, 프랑스 파리는 에펠탑, 영국 런던은 타워브리지 등을 지목해서 블록으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레고가 선정한 서울의 아키텍처는 무엇이었을까. 흥미롭게도 레고는 ‘남대문’을 서울의 아키텍처 주제로 선정했다. ‘랜드마크=높은 빌딩’이라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니, ‘문화’가 보인 셈이다. 

앞으로 전개될 세상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보편화된 정보 중에서 의미 있는 것을 잡아내는 자가 ‘천하’를 호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 위해선 뭐든지 달라야 한다. 미래 트렌드와 사업의 핵심을 ‘다르게’ 보는 개인 혹은 집단이 큰 기회를 맞이할 것이다. 다시 말해 품品의 개념을 확대하고, 업業의 개념을 새롭게 바꾸야 한다는 거다. 당신이 늘 보던 프레임을 바꿔라. 이젠 달라야 산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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