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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태양광 산업이 투자처로 주목 받고 있다. 새 정부가 내세운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무턱대고 투자에 나서는 건 금물이다. 태양광 시장은 치킨게임을 방불케 할만큼 치열하다. 강한 자가 아니라 살아남는 자를 눈여겨보지 않으면 큰코다칠 수 있다.

▲ 새 정부의 탈핵선언으로 태양광 발전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아이클릭아트]

문재인 대통령이 탈핵脫核을 선언했다. 6월 19일 열린 고리원전 1호기 퇴역식에서 문 대통령은 “원전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하고 탈핵시대로 가겠다”면서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전의 설계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2년까지 30년이 넘은 노후 화력발전소 10기를 단계적으로 폐쇄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에너지원을 선택하는 기준이 고효율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화석연료는 지구 온난화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다. 단가가 낮고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원자력 에너지를 둘러싼 인식도 바뀌고 있다. 원전 사고가 큰 재앙이 될 수 있는데다 초기 건설비용ㆍ해체 비용ㆍ폐기물 처리 비용 등을 따져보면 그렇게 싼 에너지가 아니라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작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태양광ㆍ풍력ㆍ수력ㆍ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가 주목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시장이 눈여겨보고 있는 것은 태양광 에너지다. 경제성이 높고 신재생에너지 중 기술 발전이 가장 빠른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1시간 동안 받는 에너지가 전세계가 1년 사용하는 에너지보다 많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다. 수력ㆍ풍력 에너지의 한계로 지목되는 지형적 조건과 초기투자비용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게다가 완전 무공해 에너지다.

흥미로운 점은 태양광 산업이 정부의 재정상황과 사업추진 의지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 단가가 화석에너지보다 비싸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는 유럽에서 찾을 수 있다. 유럽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태양광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하지만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보조금이 대폭 삭감되자 태양광 사업이 후퇴를 거듭했다.

탈핵시대에 주목 받는 태양광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어쩌면 간단하다. 태양광 발전단가를 화석에너지 발전단가보다 떨어뜨리는 것이다. 현재로선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와 화석에너지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나온 지 오래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표한 ‘2017년 2분기 태양광산업 동향’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은 2025년 그리드 패리티가 실현될 전망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2022년 신형 원자력 발전단가는 ㎿h당 99.1달러(약 11만900원)로 태양광의 66.8달러(약 7만4800원) 대비 1.5배가량 비싸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에는 일조량이 좋은 일부 지역에선 이미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는 태양광 발전이 확대와 기술 발전으로 발전단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태양광 발전산업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의 가격은 2008년 ㎏당 500달러(약 55만7000원)에서 2011년 70달러(약 7만8000원)로 떨어졌고 올 2분기엔 ㎏당 13.6달러(약 1만500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또한 태양광에너지를 흡수하는 모듈 가격은 1976년 와트(W)당 70달러(약 7만8300원)에서 올 2분기 0.35달러(약 390원)로 하락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태양광 발전의 단가 하락속도가 빠르고, 효율도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태양광 시스템의 가격이 올해 W당 1달러(약 1100원)에서 2025년 0.7달러(약 780원)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태양광 에너지 기술이 발달하면서 태양전지 시장의 규모도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글로벌 마켓인사이트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2023년에 1000억 달러(약 1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태양광 산업엔 무엇을 보고 투자를 해야 할까. 첫째, 중국의 행보를 읽어야 한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주도권을 중국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 태양광 설치 수요가 큰데다 태양광 생산 기술력도 상당하다.

둘째, 태양광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다. 초기 높은 단가와 정부의 보조금을 보고 진입했던 업체들의 출혈경쟁이 심각할 정도다. 국내에서도 수많은 기업이 폴리실리콘 시장에 도전했지만 지금은 OCI와 한화케미칼이 유이하다. 중국 업체도 80~90%가 문을 닫은 상태다. 그 결과, 폴리실리콘을 공급하는 글로벌 업체는 10여개로 감소했다.

두가지 관전 포인트, 중국과 경쟁

쉽게 말해, 태양광 시장의 살벌한 경쟁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지금의 5%에서 2030년 20%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짧은 시간에 한국의 에너지원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태양광 산업이 신재생에너지 시대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화를 꾀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태양광 산업은 지금 변곡점에 서있다.
정우철 바른투자자문 대표 www.barunib.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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