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바이스齊白石 - ‘목장에서 거장까지’

▲ ❶들소, 종이에 먹, 작가 초기 ❷산수와 인물, 종이에 채색, 작가 중기

치바이스를 아는가. 1864년 중국에서 태어난 치바이스는 농민화가로 시작해 거장의 반열에 오른 인민예술가다. 실력으론 ‘20세기 동아시아 미술의 최고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술품 업계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2011년 베이징에서 열린 경매에서 그의 작품 ‘송백고립도’가 714억5000만원에 낙찰돼서다. 송백고립도는 피카소ㆍ클림트를 제치고 그해 최고의 미술품 경매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거장의 명성과 천문학적인 작품 가격 뒤에는 학교 교육을 받기 어려울 정도로 가난했던 어린 시절이 숨어 있다. 치바이스 스스로도 “가난한 집 아이가 잘 자라 어른이 돼 세상에서 출세하기란 진정 하늘에 오르는 것만큼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라고 고백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그는 치열하게 노력했다.

치바이스는 목수ㆍ조각가ㆍ화공을 생업삼아 하루하루 연명할 때도 예술가의 재능을 갈고닦는 걸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시詩ㆍ글ㆍ조각ㆍ그림 분야를 독학으로 마스터했다. 이후에는 유명한 거장들을 따르면서 일생동안 그리고 짓기를 반복했다. 그가 남긴 수많은 예술품에 그 열정이 담겨 있다. 다작을 했음에도 작품 대부분이 높은 수준의 경지를 유지하는 이유다.

▲ ❸병아리와 풀벌레, 종이에 채색, 1940 ❹새우, 종이에 먹, 1948 ❺포도와 청설모, 종이에 채색, 작가 중기

치바이스는 하나의 소재를 일생에 걸쳐 무수히 반복해 그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과정에서 얻은 통찰력이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새우ㆍ병아리ㆍ개구리 등의 흔한 소재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새우 그림을 길거리에 펼쳐놨더니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넋을 잃은 채 구경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의 작품을 한ㆍ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에서 만날 수 있다. 전시회는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새우’ ‘병아리와 풀벌레’ ‘물소’ ‘포도와 청설모’ ‘수양버들’ 등 그림과 서예 50점, 생애유물 83점 등 총 136점이 전시돼 있다. 2부에선 치바이스를 기리는 한ㆍ중 현대작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오마주 작품으로 치바이스가 21세기 동아시아 미술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치바이스 특별전은 예술의전당에서 10월 8일까지 열린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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