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특약 | 通通 테크라이프 ❸ Z세대 마음 잡는 법

신기술에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고속 인터넷은 삶의 당연한 조건이다. 새로 나온 앱도 이들 사이에선 유행을 타고 흔적 없이 사라진다. 그럼에도 온라인보단 오프라인을 즐기고, ‘나홀로 소비’보단 ‘가족 소비’ 성향을 띤다. 1995년 이후 출생한 이들을 일컫는 ‘Z세대’ 얘기다. 평범하지 않은 이 세대는 5~10년 뒤면 우리 사회의 소비 주축 세대가 된다. 이들의 마음을 미리 훔칠 수 있는 방법을 IBM기업가치연구소가 소개한다.

▲ Z세대는 미래의 주요 소비자층이다. 이미 많은 영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사진=아이클릭아트]

1980년대 이후 태어난 20대 중후반과 30대. 현 시점에서 소비의 주축이다. 우리는 이들을 ‘밀레니얼세대’라고 부른다. 하지만 세월은 도도하다. 밀레니얼세대 역시 최근 등장한 ‘신인류’에 자리를 조금씩 내주고 있다. 그 신인류는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다.

Z세대는 밀레니얼세대와 비슷하면서도 구분되는 특성을 지녔다. 밀레니얼세대는 10대 중ㆍ후반에 본격적으로 보급된 인터넷을 접했고 20대가 돼서야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이와 달리 Z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문화와 함께 성장했다. 온ㆍ오프라인 경계가 불분명한 환경에서 자랐다는 거다. 이들을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고 부르는 이유다.

세계 곳곳에선 Z세대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가 이어졌다. Z세대가 소비시장의 차세대 주역임에 분명하기 때문이다. Z세대는 전세계 20억~25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중 IBM기업가치연구소가 글로벌 Z세대 1만5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흥미롭다. 이 연구소는 이들의 소비문화에 집중해 분석했다.

 

■온라인보단 오프라인 =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ㆍPC 등 디지털 문화를 겪었던 Z세대는 흥미롭게도 ‘매장 구매’를 선호했다. 전체의 67%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로 제품을 구입한다고 답했다. 쇼핑을 할 때 웹 브라우저와 앱을 주로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각각 22%, 13%에 불과했다.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Z세대가 몸소 매장을 방문해 쇼핑하는 이유는 ‘매장에서 직접 쇼핑하는 경험’을 좋아해서다. 물론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낮은 연령대일 경우, 온라인 쇼핑에 제약이 따른다는 점은 이 설문조사의 한계다. 그럼에도 Z세대가 ‘오프라인’에 더 열광한다는 건 흥미로운 결과다.

■나홀로 쇼핑 〈 가족 쇼핑 = Z세대는 단순히 ‘나홀로 쇼핑’을 즐기지 않는다. 10~20대 초반이라 큰돈은 벌지 못하지만 강한 소비 의지와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가구ㆍ가정용품ㆍ식품ㆍ음료 등 ‘가족 쇼핑’에 영향을 미친다.

왜 오프라인 쇼핑 즐길까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가족 구성원보다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게 익숙해서다. 이들은 구매 경로ㆍ후기ㆍ방법 등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가구ㆍ여행 등과 같이 지출 규모가 큰 고가의 품목에서 더 영향력을 발휘했다. 2015년 기준 미국의 경우, Z세대를 위한 지출은 8296억 달러(약 950조원)에 달했다.

■“답답하면 안써!” = Z세대의 또다른 특징은 ‘기술 성능’에 민감하다는 점이다. 설문에 응한 Z세대의 87%가 가정에서 고속 인터넷을 쓰고 있었다. 66%는 둘 이상의 디지털 기기를 사용했다. ‘응답하지 않거나 오류가 잦은 기술’에는 예민하게 반응했다. 여러 기기를 한꺼번에 사용할 때가 많은 탓이다. 불편하면 그만큼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Z세대의 60% 이상은 “로딩 속도가 느리거나 검색이 어려운 앱 또는 웹사이트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디자인보단 품질 = Z세대의 특징은 또 있다. 그들은 제품을 고를 때 번지르르한 부가기능보다는 제품의 품질을 더 중요하게 판단했다. 전체의 66%가 브랜드 선택의 상대적 기준으로 ‘품질’ ‘제품 가용성’ ‘가치’ 등을 중요하게 꼽았다. 그야말로 ‘실용주의’다. 기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브랜드는 Z세대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거다.

 

■“개인정보 유출은 안돼!” = “요즘 젊은 세대는 디지털 공간에서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데 거부감이 없다.” 기성세대가 갖고 있는 인식이다. Z세대가 디지털 환경에서 숱한 정보를 주고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틀린 인식도 아닌 듯하다.

실제로 이들은 의류 브랜드ㆍ맛집ㆍ휴가지 등의 정보를 SNS에 공유하는 걸 어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Z세대가 ‘개인정보 보호’에 민감하지 않은 건 아니다. 이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끔찍한 테러 사건’ ‘치명적인 사이버 공격’ 등 대형 뉴스들을 디지털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비해왔다.

가족 소비에 영향 미치는 Z세대

학교에선 모든 것이 데이터로 기록되는 디지털 시대의 폐해를 배웠다. 자신은 밝히길 원하지 않는 정보가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어떤 세대보다 잘 안다.

실제로 ‘연락처 정보’ ‘구매 이력’ 외 개인 정보를 공유해도 괜찮다는 Z세대의 응답률은 30% 수준에 그쳤다. 기업이 정보 보안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개인정보 보호를 소홀히 한다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어떤가.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던 Z세대와 조금 다르지 않은가. 이들의 소비파워는 모든 산업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5년, 10년이 지나면 이들의 힘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Z세대와 소통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마지혜 한국 IBM 과장 blog.naver.com/ibm_korea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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