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새 가격 140.8% 상승

자동차, 택시, 버스, 기차…. 먼 길도 금세 닿게 한다. 우리 국민들의 소중한 교통수단이다. 20년 전에는 이를 이용하는 게 무거웠겠지만 지금은 더 힘들어졌다. 20년새 가격이 무려 140.8%나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시내버스와 지하철은 각각 세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했다.

▲ 많은 서민들이 높은 교통 물가에 허덕이고 있다.[사진=뉴시스]

1997년 서울 기준 택시의 기본요금은 1000원. 기본거리 2㎞에 1㎞를 더 가면1500원을 냈다. 지금은 기본요금 3000원에, 1㎞를 가면 800원을 더 내야 한다. 거리가 늘면 이 비율은 더 상승한다. 기본거리 이후 247m당 100원을 받던 게 지금은 142m당 100원을 받는다.

가격은 같지만 거리가 반토막났다. 택시만이 아니다. 서울 시내버스 요금은 1997년 400원이었다. 지금은 기본요금이 200%나 껑충 뛴 1200원이다. 지하철 요금도 400원을 받던 게 1250원으로 212.5% 올랐다. 버스와 지하철 모두 세자릿 수 인상률이다.

혹자는 ‘수도권 통합 요금제’ 시행으로 환승 할인을 활용하면 저렴한 이용이 가능하다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각종 생활비 관련 설문조사에서 매번 ‘대중교통비’가 골머리를 썩이는 요금 중 하나로 꼽히는 걸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알바천국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항목’으로 식비에 이어 2위로 대중교통비가 꼽혔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대중교통비는 전 세대에 걸쳐 2~3위의 지출 항목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대중 교통비가 우리 서민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는 얘기다. 장거리 여행을 하는 일도 쉽지 않다.

서울을 출발해 부산에서 떨어지는 무궁화호의 요금은 1997년 1만6900원.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은 2만8600원으로 올랐다. 급행열차(KTX)를 이용하려면 5만9800원을 지불해야 한다.

교통비 부담에 허리 휘청

대중교통뿐만이 아니다. 자차를 이용하는 것도 20년 전과 비교하면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1997년 휘발유 1L의 가격은 769원이었다. 지금은 1359원에 이른다. 경유 1L 가격은 같은 기간 253.3%(1997년 323원→2017년 1141원)올랐다.

과거 정부의 통제를 받던 석유제품 가격은 1997년 유가자유화를 시행하면서 시장에 맡겨졌다. 이때부터 국제 원유가격의 영향을 받게 됐는데 정작 국제유가가 상승할 땐 제품가격이 빠른 속도로 많이 올랐지만 반대로 하락할 땐 조금씩 내렸다.

20년이 지났으니 교통 물가가 오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1997년 평균 146만3000원의 월급봉투를 받던 우리 가계가 지금은 236만8000원을 받고 있다는 점은 곱씹을 문제다. 증가율이 61.9%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휘발유, 경유, 시내버스, 시외버스, 지하철, 택시, 기차, 항공권 등 우리 서민들의 주요 교통수단 증가율은 140.8%다. 서민들의 발이 두배는 넘게 무거워졌다는 얘기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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