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더디게 만드는 낮은 운임의 덫

▲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낮은 운임 탓에 현대상선의 실적이 크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 해외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물동량도 부쩍 늘었다. 이런 환경은 수년째 침체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에 호재다. 물동량이 늘면 원양선사의 실적도 살아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쁜 변수는 여전히 많다.

악화일로를 걷던 현대상선이 기지개를 펼수 있을까. 2011년 이후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대상선에 반전의 기회가 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쪼그라들었던 물동량이 회복되면서 원양선사의 실적도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소비가 활성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상선에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상선의 주력 노선이 미주서안이라서다. 실제로 올해 현대상선이 소화한 미주서안 물량은 크게 늘었다.

미국 항만조사기관 JOC의 피어스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현대상선의 미주서안 처리물량은 1만4055TEU(TEU=20피트 컨테이너 1대)이었다. 전년 동기 처리물량인 7953TEU보다 76.7% 많은 양이다.

 

지난 3일 현대상선이 “7월 말 이후 아시아~미주노선의 예상 선적률이 100%를 웃돌고 있어 선복이 크게 부족할 것”이라고 발표한 건 이런 맥락에서다. 미국 시장 훈풍에 따른 과실이 현대상선에 고스란히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거다.

하지만 실적이 완벽하게 회복되기엔 난제가 많다. 대표적인 난제는 지나치게 낮은 해상운임이다. 지난 4일 기준 미주서안 운임은 1FEU(2TEU)당 1661달러(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에 그쳤다. 현대상선의 경우, 원가를 보장 받기 위해선 미주서안 운임이 최소 2000달러는 돼야 한다.

아직 400달러 정도의 갭이 있다는 건데, 이는 현대상선의 실적이 흑자로 돌아설 수준은 아니라는 걸 잘 보여준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2019년에야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면서 “선복량도 2018년 하반기쯤 본격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상선은 최근 컨테이너 서비스 품질을 나타내는 운항 정시성 평가에서 세계 4위에 올랐다. 현대상선이 상위권에 오른 건 2000년대 초반 이후 10여년만의 일이다.

지난해 구조조정 이후 화주의 신뢰를 회복하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힘을 쏟아왔다는 게 빛을 발한 것일까. 이처럼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간다면 회사의 기대처럼 2019년엔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불황의 파도는 여전히 거세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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