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스토어클리닉 넘어야 할 산

▲ 올바른스토어클리닉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더 많은 가맹본부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사진=뉴시스]
“가맹본부를 검증하겠다.” 올바른스토어클리닉의 포부다. 가맹본부의 정보를 공개해 창업시장을 투명하게 만들겠다는 거다. 긍정적인 움직이지만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대형 가맹본부가 일개 민간업체에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다 신뢰성ㆍ객관성을 둘러싼 의문이 쏟아질 게 뻔해서다. 올바른스토어클리닉, 무엇을 넘어야 할까.

은퇴 후 갑작스럽게 주어진 두번째 삶, 무얼 하며 먹고살아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지게 마련이다. 이럴 때 사람들이 가장 만만하게 생각하는 게 창업이다. 하지만 창업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 1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고꾸라지는 경우가 숱하게 많다.

최근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갑질 논란까지 맞물리면서 그렇지 않아도 좁은 창업시장이 더 열악해졌다. 올바른스토어클리닉 출범에 예비창업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창업을 주저하게 만들었던 리스크를 해소할만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시스템의 핵심은 정보다. 더 많은 가맹본부의 정보를 확보해야 예비창업자에게 더 적합한 브랜드를 매칭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가맹본부 문제의 원인을 불투명한 정보에서 찾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올바른 해법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올바른스토어클리닉이 택한 방법은 가맹본부와의 양해각서(MOU) 체결이다. 가맹본부는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자신들에게 맞는 예비창업자를 추천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아직은 넘어야할 산이 많다. 현재 MOU를 체결한 가맹본부 수가 미미한데다 아직은 소형 가맹본부뿐이기 때문이다. 대형 가맹본부가 MOU체결을 할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소형 가맹본부의 한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가맹본부는 세밀한 정보를 공개하면서까지 MOU를 체결하겠지만 이미 경쟁력이 있는 곳들은 과연 그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원무연 올바른스토어클리닉 본부장도 이런 우려를 공감한다고 말했다. “더 많은 가맹본부와 더 긴밀한 가맹본부의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는 리스크다. 하지만 창업자가 몰리고 데이터베이스가 쌓일수록 가맹본부도 모여들 거라고 생각한다.”

올바른스토어클리닉의 시스템 자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보의 신뢰성을 누가 보장하느냐는 점이다. 이성훈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신뢰성은 정보의 핵심 요소”라면서 “일반 업체가 어떤 자격과 기준으로 정보를 검증할 수 있을지 의문인데다 가맹본부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를 믿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창업자를 위한 일이라면 가맹본부와 MOU를 체결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MOU를 체결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으로 나뉘게 된다. MOU를 체결한 기업으로 팔이 굽게 될 공산이 크다는 건데, 그만큼 공정성과 창업자의 선택폭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거다.”

김철민 올바른스토어클리닉 대표는 “정보가 쌓일수록 공정성은 올라갈 것”이라면서 “MOU체결을 하지 않아도 창업자가 원한다면 정보를 요구할 것이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혁신적 시스템은 강한 저항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건 당연한 과제다. 올바른스토어클리닉은 이제 막 첫발을 뗐다. 미래는 험난하기 짝이 없지만 지켜볼 가치는 충분하다. 그들이 숱한 우려를 물리치고 창업시장의 검증자가 될 수 있을까.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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