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가장의 재무설계

▲ 과소비, 충동구매가 반복된다면 소비패턴을 체크해 봐야 한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카드를 긁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카드 고지서를 받고 후회한다면 한번쯤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충동구매나 과소비가 반복돼 재무구조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 이런 이들은 생활습관과 소비패턴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재무구조를 효율화하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한번 사는 인생 즐기며 살자’는 의미의 ‘욜로(YOLOㆍYou Only Live Once)’가 삶의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래나 타인보다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요시 하자는 게 ‘욜로’의 골자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이 왜곡돼 소비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칫 과하면서도 무계획적인 ‘흥청망청’ 소비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 7년차 최영준(37ㆍ남)씨는 자칭 ‘욜로족’이다. 최씨는 IT 관련 중견기업에 다니고 있고, 두 아이의 아빠이자 가장이다. 그는 “평범하지만 안정적인 현실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씨의 가계부를 들여다보니 ‘안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생활비를 통제하지 못해 매달 월급보다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씨에게 재무설계에 앞서 지출조정 작업이 필요했던 이유다. 그래서 한국 재무심리센터의 재무심리 유형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최씨는 ‘유아형’의 특징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형의 특징은 돈에 대한 두려움과 어려움을 모르고, 충동구매나 과소비를 자주 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자금관리 능력이 부족하고 ‘돈이 새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최씨는 자금관리 위험지수가 327%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최씨의 부인도 비슷한 성향이라는 점이다. 이들 부부가 두 아이를 뒷바라지하고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당장 재무관리가 필요하다.

Q1. 지출구조

 

먼저 최씨의 재무목표는 자녀교육비와 은퇴 후 노후자금 마련이다. 다음으로 최씨의 현금흐름을 살펴봤다. 최씨의 세후 월 소득은 339만원이다. 이중 식비(82만원), 공과금(16만원), 교통ㆍ유류비(41만원), 외식ㆍ여가비(90만원), 경조사비(8만원), 통신비(20만원), 의류비(10만원), 교육비(13만원), 주거비(35만원) 등 315만원이 생활비로 나가고 있었다. 또 4000만원 주택전세자금대출이자(9만원), 500만원 자동차대출상환액(48만원) 마이너스통장(2만원) 등 59만원이 추가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여기에 종신보험(26만원), 실손보험(16만원), 자동차보험(7만원) 등 보험료가 49만원이었다. 최씨가 하는 유일한 저축은 주택청약종합저축(20만원)이었다. 지출의 총액은 443만원으로 최씨의 수입(339만원)에서 104만원을 초과했다. 최씨는 대부분 신용카드로 소비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쌓여가는 건 카드 할부금뿐이었다.

Q2. 문제점

 

최씨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도한 소비성 지출이다. 특히 식비를 포함한 생활비를 82만원가량 사용하고 있음에도 외식ㆍ여가비로 매달 90만원을 쓰고 있었다. 저녁에 외식을 하거나 밤에 야식이나 패스트푸드를 시켜 먹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또 최씨 가족은 주말에 대부분 근교로 나들이를 나갔다.

이때 드는 유류비와 외식비, 숙박비도 만만치 않았다. 자동차대출상환금도 문제였다. 최씨는 밀린 카드비를 충당하기 위해 자동차 담보대출 500만원을 받았다. 그에 따른 이자와 상환액이 매달 48만원이었다.

보험도 조정이 필요했다. 현재 가입된 보험 중 가장 지출이 큰 게 최씨의 종신보험이었다. 매달 26만원씩 납입하고 있어 부담이 됐다. 마지막으로 가계부를 적지 않았다는 게 최씨의 또다른 문제점이었다. 귀찮다는 이유로 가계부를 멀리한 탓에 지출구조를 파악하지 못하고 과소비를 일삼았단 거다.

Q3. 개선점

 

먼저 가계부를 적도록 했다. 외식 횟수를 절반으로 줄여 생활비 22만원, 외식ㆍ여가비 40만원, 유류비 6만원 등 68만원을 절약했다. 종신보험(26만원)을 해지하고 동일한 조건의 저해지종신보험(17만원)에 가입했다. 또 해약환급금(환급률 64%)으로 자동차대출(500만원)을 모두 상환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20만원 납입에서 10만원 납입으로 축소했다. 이렇게 135만원을 절약해, 매달 초과해서 사용했던 104만원을 제하고도 31만원의 잉여자금이 남았다. 적립식펀드(20만원), 단기투자펀드(10만원)에 가입, 자녀 교육비와 노후자금을 마련했다. 최씨의 경우 생활방식과 소비습관을 조정하는 게 중요했다. 악습관을 고치는 게 재무설계의 첫걸음임이 증명된 셈이다. 
류창훈 한국경제금융교육원 원장 lch9106@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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