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민주주의」화석연료 사용을 멈춰야 하는 진짜 이유

▲ 서구 국가들은 자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산유국의 민주주의를 짓밟았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현재 4.7%인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 수준으로 높이겠다.” 7월 5일 정부가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화석·원자력 중심의 국내 에너지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환경문제를 해소하고 경제적 이점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익숙한 상식을 뒤집는다. 그는 세계가 화석 에너지와 결별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이렇게 주장했다. “세계의 민주주의는 화석연료의 굴레에 갇혀있다.”

무슨 말일까. 먼저 화석연료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30년대 세계 각국은 대공황에서 벗어나기에 여념이 없었다. 세계사에 관심 많은 이라면 ‘뉴딜정책’ ‘케인스경제학’이나 민주주의 등으로 위기를 극복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저자는 다르게 생각한다. “그런 정책과 노력의 밑바탕에 석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었다.” 석유를 무제한으로 공급한 끝에 세계 경제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는 거다. 저자는 “경제 안정을 밑거름으로 화려하게 꽃피웠던 서구의 민주주의도 석유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지구 한쪽에서 피어난 ‘탄소 민주주의’ 때문에 그 반대편의 민주주의는 철저히 짓밟혀야만 했다”고 분노를 머금는다. 서구 국가에 값싼 석유를 무한정 제공하기 위해 약소국의 민주주의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예를 1950년대 이란에서 찾았다. 독재정권이던 이란에 지식인을 중심으로 민주화 물결이 일어났다. 도도한 물결을 타고 당시 이란 사회에 화두였던 석유사업을 국유화하자는 안건이 국회를 통과했다. 외세에 이익이 과도하게 유출되는 걸 막고 부富를 평등하게 분배하자는 뜻에서였다.

선진 국가들이 이런 움직임을 가만히 둘 리 없었다. 석유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던 서구 국가들은 이란에 온갖 압력을 행사했다. 이란 수뇌부를 이간질시켜 석유 국유화 정책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심지어 CIA까지 개입시켜 쿠데타를 일으켰다.

서구 국가들은 산유국의 민주주의가 성장할 싹이 보이기만 하면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석유의 저주’라는 말이 생겨난 배경이다. 석유 자원이 풍부한 나라일수록 민주주의가 피폐해지고 빈부 격차가 극심해진다는 뜻이다. 이것이 ‘탄소 민주주의’의 또다른 얼굴이고, 서구 국가들은 이를 통해 부를 축적했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무기력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탄소는 돈이자 곧 권력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196개국 대표단이 만장일치로 체결한 2015년 파리협정은 의미가 크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섭씨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약속한 이 협정엔 탄소 민주주의의 회복이라는 함의含意가 깔려 있어서다.

이젠 민주주의의 혈관에 낀 기름을 걷어내야 할 때다. ‘재생 에너지로서의 민주주의’가 새로운 프레임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더욱 민주적인 미래의 가능성은 화석연료 시대의 안녕을 고하는 시점에서 시작된다.” 

세 가지 스토리

「행운은 반드시 아침에 찾아온다」
마스노 슌묘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사람들은 ‘아침형 인간’이 돼야 하는 이유를 더 많이 일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아침이야말로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어야 한다고 뒤집는다.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정돈하는 시간이어야 하며, 그런 아침은 도미노처럼 차례차례 좋은 결과를 불러온다는 거다. 저자는 단순히 ‘일찍 일어나야 성공한다’는 말로 그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하루를 건강하게 시작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바다의 습격」
브라이언 페이건 지음 | 미지북스 펴냄


산업혁명으로 화석연료의 사용이 급증하면서 지구가 더워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빙하가 녹기 시작했다는 거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해수면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정부는 방벽을 세우며 ‘침수와의 대결’을 치르고 있다. 저자는 ‘바다의 습격’에 대비해 인류가 내세울 수 있는 자연적·인공적 방어 수단을 소개하면서, 재해를 막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동의와 정치가 필요함을 주장한다.

「타샤의 정원」
토바 마틴 지음 | 윌북 펴냄


99만㎡(약 30만평)의 대지를 35년을 넘도록 홀로 가꿨다.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사소한 것을 꼼꼼히 챙겨 나갔다. 그래서일까. 타샤 튜더의 정원은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이 책은 자연 속에서 부지런하게 살아갔던 그의 일상을 담담하게 소개한다. 정원을 거닐어 본 기억이 오래인 독자들을 위해 타샤가 정원의 구석구석을 그려낸 삽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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