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웹프로그래머의 재무설계

▲ 대출 이자가 부담이라면 햇살론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개인사업은 모험과 다를 바 없다. 성공하면 그 성과를 오롯이 거둘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엔  ‘독박’을 쓸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빚을 내서 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하면 ‘빚의 악순환’에 빠질 공산이 크다. 개인사업에 실패한 웹프로그래머 이규선씨가 그런 케이스다. 

IT 기술은 삶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놨다. 몇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것들 중 일상이 된 것도 많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에 몸담고 있는 IT 업계 종사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도태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게 이들의 이구동성이다.

웹프로그래머인 이규선(28ㆍ남)씨도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다양한 커리어를 쌓고 있다. 이씨는 IT 업계 4년차다. 중소기업, 프리랜서, 개인사업 등을 경험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개인사업에 실패하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는 “사업이 여의치 않아 정리하고 중소기업에 다시 들어갔다”면서 “사업자금으로 끌어다 쓴 돈이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혼자서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보이지 않아 재무상담을 신청했다. 

빚 갚는 데 급급해 미래에 대비할 염두도 못 내고 있다는 이씨. 다행스러운 건 대략적인 장기 계획은 세웠다는 점이다. 그는 교제 중인 여자친구와 3년 후 결혼할 계획이다. 사업이 잘 풀렸다면 내년에 결혼할 생각이었지만 2년 미루기로 결정했다. 또한 지금 타고 다니는 중고차를 5년 후엔 ‘드림카’로 바꾸는 게 목표다.

이씨의 재산과 부채, 현금흐름 등을 분석한 결과, 당장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보다 상황을 개선할 여지를 찾는 게 더 중요했다. 자칫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서다. 한번 진 빚 사라지지는 않아도 관리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Q1 지출구조
 
이씨의 소득은 275만원. 그중 150만원을 대출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 그의 부채는 총 3780만원으로, 저축은행 대출 1600만원(이자율 27.9%), 신용카드 리볼빙(회전결제제도) 850만원(17%), 학자금대출 650만원(2%), 캐피탈대출 680만원(27.9%) 등이었다. 이씨는 과거 카드론으로 사업자금을 대출받았다. 이후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카드론을 갚았다. 또한 생활비가 부족해 신용카드 리볼빙을 활용하고 있었다. 캐피탈 대출은 몇달 전 중고차를 구입하기 위해 받았다.

이외에 교통ㆍ유류비(19만원), 통신비(10만원), 식비(20만원), 문화생활비(2만원), 개인용돈(30만원), 보험료(20만원)로 101만원을 지출하고 있었다. 빚을 갚느라 변변한 저축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씨의 자산은 매월 20만원씩 납입하는 연금저축(3년 기납입)과 중고차 한 대뿐이었다.

Q2 문제점
 
이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월 150만원에 이르는 대출상환액이었다. 월급의 절반 이상을 빚 갚는데 쓰는 셈이었다. 대출 대부분이 20%의 이상 고금리 채무라는 점도 부담이었다.
그렇다고 빠져나올 구멍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카드론 대출 경험 탓에 신용등급이 7단계로 낮았다. 기존 대출액도 많아서 갈아타기는 것도 어려웠다.

신통치 않은 현금 흐름 때문에 매달 20만원 납입하는 연금저축도 부담스러웠다. 연금의 필요성보단 세금혜택이 있다는 지인의 권유로 가입한 것이어서 조정할 필요가 있었다. 월 20만원 납입하는 보장성보험도 별다른 가치가 없었다. 지인의 권유로 보장 내용도 모른 채 가입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실손보험을 제외하곤 중복 보장되는 상품도 많았다. 이씨에겐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상황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였다. 재무목표를 위한 계획은 그다음에야 가능했다.

Q3 개선점
 
먼저 이자율이 높은 저축은행 대출(1600만원)을 서민 대상의 대환대출 햇살론으로 바꿔 월 25만원을 절약하는 데 성공했다. 목적성 없는 개인연금저축(20만원)은 해지, 환급금 500만원으로 신용카드 리볼빙 금액을 줄였다. 실손보험은 유지하고 종신보험은 저해지종신보험으로 전환해 8만원을 절약했다.

이렇게 생긴 여유자금 53만원으로 이씨의 재무목표에 대비했다. 먼저 12만5000원은 청년매일채움공제에 붓기로 했다. 2년간 완납하면 정부ㆍ기업의 지원으로 ‘1600만원+알파’의 공제금을 받을 수 있다. 자유적금(17만5000원), 적립식펀드(20만원)에도 가입했다. 아직 부족하지만 빚의 굴레를 벗어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첫번째 준비를 마쳤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송은 한국경제금융교육원 연구원 yieun2060@gmail.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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