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치 > 실제실적’ 비율에 숨은 얘기

실적발표 시즌이 다가오면 증권사들의 입이 바빠진다. 예상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예상’일 뿐이지만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게 있다. 예상실적과 실제실적의 차이가 클수록 해당 기업이 변수(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에 흔들렸다는 얘기가 된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이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증권사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올린 기업은 이번에도 코스피에 많았다. 작은 기업들이 ‘변수’를 이기지 못했다는 거다.

▲ 실제실적이 예상실적보다 저조한 기업 비율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더 높았다.[사진=뉴시스]

기대와 현실은 달랐다. 지난 16일 코스피ㆍ코스닥 상장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일부 기업의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다. 그 때문에 증권사들의 예상도 크게 빗나갔는데, 흥미롭게도 이를 통해 대기업-중소기업의 ‘양극화’를 엿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ㆍ코스닥 상장사 중 5개 이상의 증권사가 예상치를 내놓은 기업은 코스피 148곳, 코스닥 42곳 총 190곳이다. 이 가운데 실적 발표를 하지 않았거나 오차가 0.1% 이내인 기업을 제외하고, 실적이 예상치를 웃돈 기업은 44.7%에 그쳤다. 기대에 못 미친 곳은 53.7%다. 절반이 넘는 기업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거다.

하지만 코스피와 코스닥 기업을 따로 놓고 보면 결과가 달라진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대거 상장해 있는 코스피 시장만 분석하면 증권사의 예상치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한 곳은 45.9%로 평균치 44.7%보다 1.2%포인트 많았다. 반면, 중소기업ㆍ신생기업 등이 주로 이름을 올리는 코스닥 시장에선 평균치(44.7%)보다 4.2%포인트나 적은 40.5%의 기업만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올렸다.

질적 차이도 컸다. 증권사의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한 기업 상위 5곳엔 코스피 기업 4곳, 코스닥 기업 1곳이 이름을 올렸다. 그중에서도 상위 3개 코스피 기업은 실적이 예상보다 200~400%가량 높았다. 반대로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최하위 기업 5곳에는 1곳을 제외한 4곳이 코스닥 기업이었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들이 시장 상황에 걸맞은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는 얘기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