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과정 조용한 이유

생수업계의 이목이 삼다수에 쏠리고 있다. 삼다수 판권이 5년 만에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늘어나는 경쟁자에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삼다수. 판권만 따내면 점유율 1위는 ‘떼놓은 당상’이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입찰 과정이 시끄럽지 않다. 왜일까.

▲ 제주개발공사가 입찰공고를 내고 삼다수 판권의 새 주인을 찾고 있다.[사진=뉴시스]

물시장이 꿈틀댄다. 생수시장의 41.5% (2016년)를 점유하고 있는 삼다수의 판권이 매물로 나왔기 때문이다. 삼다수의 도소매점 유통을 맡고 있는 곳은 광동제약이다(제주도,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ㆍSSM 제외). 2012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광동제약은 4+1년(4년 실적 평가해 1년 연장) 계약을 맺었는데, 이 계약이 올 12월 14일 만료된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7월 21일 입찰공고를 냈다. 자격은 음료 또는 먹는샘물 유통업체다. 3년간 매출액이 평균 20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계약 기간은 이번에도 4+1년이다. 

삼다수의 입지는 워낙 독보적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838억원으로 판권만 따면 단숨에 생수시장 1위에 오를 수 있다. 그런데 경쟁이 생각만큼 뜨겁지 않다. 입찰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광동제약뿐이다. 잠재적 경쟁자인 롯데칠성음료, LG생활건강(코카콜라음료) 등은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광동제약 전에 삼다수의 판권을 갖고 있었던 농심, 2015년 제주개발공사와 탄산수 브랜드의 론칭을 준비했던 CJ제일제당은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농심 관계자는 “백산수 점유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브랜드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생수보다 탄산수 사업에 관심이 있었지만, 탄산수 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사업을 접었다”면서 “삼다수 입찰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샘표, 아워홈, 남양유업 관계자는 "삼다수 판권 입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삼다수 입찰의 흥행 가능성을 점칠 수 없는 이유는 숱하다. 무엇보다 판권이 도매와 소매로 쪼개졌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영업망 확대를 위해 도매(슈퍼마켓ㆍ온라인ㆍ편의점)와 소매(식당ㆍ호텔ㆍ패스트푸드점)으로 나눠서 진행한다”면서 “중복지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주개발공사의 까다로워진 심사기준도 생수업체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 제주개발공사는 입찰공고에서 ‘자사 생수 브랜드를 병행 판매할 경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라’고 명시했다. 삼다수 유통에만 집중할 업체를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점유율 2위의 아이시스(9.7%), LG생활건강(코카콜라음료)은 순수, 휘오 제주V워터(5.8%), 아워홈은 지리산수를 보유하고 있다. 예측하기 어려운 삼다수 판권의 향배는 9월 중 결정된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