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마술사 : 에셔 특별전展

▲ ❶ Encounter, 74x59, lithograph, 1944 ❷ Drawing hands2, 74x59, 1948 ❸ Another world 2, wood engraving and woodcut, 1947
‘천재 예술가’ 앞에는 흔히 ‘시대를 앞서 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네덜란드 출신의 예술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ㆍ1898~1972년)도 그런 예술가 중 한명이다. 오늘날 에셔의 작품은 20세기 이후 가장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보여줬다고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당대의 평단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다. 
 
그의 작품은 예술의 고전적인 범주를 뛰어넘는다. 철저히 수학적으로 계산된 세밀한 선을 사용하고,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느낌을 준다. 마치 텍스타일 디자인처럼 반복되는 패턴과 기하학적 무늬를 수학적으로 변환시켜 표현했다. ‘테셀레이션(Tessellation: 동일한 모양을 이용해 틈이나 포개짐 없이 평면이나 공간을 완전하게 덮는 것)’이라 불리는 이 표현 방식으로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에셔가 예술가보다 수학자나 과학자에게 더 큰 관심을 받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의 작품은 여전히 현대 화가들과 디지털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특히 테셀레이션 작품의 이미지는 현대 건축과 공간 인테리어에 차용되고 있다. 
 
에셔의 독창적인 예술세계가 시작된 건 1922년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을 여행하면서 부터다. 이전까지 그는 대부분 풍경화를 그렸다. 이탈리아의 자연 풍경을 실재 불가능한 형태로 재구성한 작품이 초기엔 주를 이뤘다. 
▲ ❹ Ascending and descending 2, lithograph, 1960 ❺ Hand with reflecting globe1, 50x35, lithograph, 1935
하지만 14세기 이슬람 궁전인 알함브라 궁전에서 그는 자신의 일생에 영향을 미칠 예술적 영감을 얻는다. 무어인들이 만든 아라베스크의 평면 분할 양식, 기하학적 패턴에 매료된 것. 이후 1936년 또한번의 알함브라 여행을 통해 독특한 기하학적 문양을 작품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새와 사자 등 동물을 중첩된 문양으로 표현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그의 상상력과 재능이 결합된 작품 130여점이 한국을 찾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자 했던 에셔. 그가 판화, 드로잉, 그래픽디자인을 넘나들며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아름다움과 순수함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의 마술사 : 에셔 특별전展’은 10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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