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 오페라‘모차르트와 살리에리’는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희곡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사진은 영화‘아마데우스’의 한 장면.[사진=더스쿠프 포토]

안토니오 살리에리는 고전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다. 그는 24세에 오스트리아 궁정 오페라 감독에 임명된 후 삶의 대부분을 궁정음악가로 활동했다. 교회음악부터 오페라까지 모든 장르의 곡을 작곡할 만큼 천부적인 음악성을 지녔다. 또한 음악을 잘 가르치기로도 유명했다. 살리에리의 제자로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 프란츠 슈베르트, 프란츠 리스트, 카를 체르니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음악가가 즐비하다.

살리에리는 오스트리아의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의 라이벌 관계로 더 유명세를 치렀다. 각종 음해설은 물론 모차르트를 살해한 암살범이라는 의심을 받을 정도로 두사람의 라이벌 관계는 공공연한 사실로 여겨졌다. 여기에 1984년 ‘밀로 포만’ 감독의 영화 ‘아마데우스’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기정사실화 됐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라이벌 의식과 질투는 후대에 만들어진 루머에 불과하다. 당시 살리에리는 이미 큰 명성을 누릴 만큼 성공한 작곡가였다. 반면 모차르트는 사후에 유명해졌다. 모차르트의 아들인 ‘프란츠 사버 볼프강’이 살리에리가 사랑했던 제자 중 한명이었다는 것도 두 사람이 라이벌 관계가 아니었다는 걸 증명한다.

확실한 건 두 사람의 관계를 향한 관심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은 1831년 두 사람의 얘기를 바탕으로 한 희곡을 발표했다. 오페라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는 림스크 코르사코프가 이 작품을 원작으로 만든 오페라로 총 2막으로 구성돼 있다.

♬ 1막 = 1791년 오스트리아 빈. 깊은 고뇌에 빠진 살리에리가 보인다. 그는 음악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고 그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살리에리가 질투하고 있는 인물은 모차르트라는 천재 음악가다. 모차르트는 음악을 위해 희생은커녕 덜렁대기 일쑤인데다 게으르고 음악에 관한 개념조차 없다. 하지만 그의 음악은 환상적이며 애수가 가득하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에게만 재능을 준 신을 원망한다. 결국, 질투에 눈이 먼 그는 모차르트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 2막 = 모차르트를 점심식사에 초대한 살리에리는 그의 와인 잔에 몰래 독을 탄다. 독을 탄 와인을 마신 모차르트는 약기운이 몸에 퍼지자 견디지 못하고 자리를 뜬다. 그렇게 살리에리는 모차르트를 암살하는데 성공하지만 순간 그는 이 모든 게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모차르트라는 천재 작곡가의 죽음과 함께 그의 질투심은 사라졌지만 자신의 천재성 또한 소멸돼 버리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또한 모차르트라는 천재 음악가가 자신에게 필요한 존재였다는 걸 알게 된다. 괴로움에 빠진 살리에리는 많은 예술가의 질투심을 유발한 미켈란젤로 같은 천재는 질투심에 눈이 멀어 누군갈 죽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현정 체칠리아 성악가 (소프라노) sny409@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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