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한령으로 게임업계 비상

순조롭게 중국시장 진출을 준비하던 게임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3월 이후로 중국 정부가 서비스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어서다. 그렇게 5개월이 지났고 한국 게임은 그사이에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날개를 달아줘야 할 정부는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 게임은 올 상반기만 해도 중국 시장에서 괜찮은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신작들이 출시하는 족족 순위권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아이덴티티게임즈의 ‘드래곤네스트 모바일’은 2월 출시 당일 중국 앱스토어에서 매출 2위를 기록했고, 6월까지 10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4월 출시 첫날 2위를 기록한 엠게임의 ‘열혈강호 모바일’은 8월까지 중위권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대형 게임업체도 뛰어들 채비를 끝마쳤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각각 ‘리니지2:레볼루션’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현지화 작업을 끝낸 상태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로 차가워진 반한反韓 분위기가 게임업계까지 얼리기 시작했다. 중국은 올해 3월부터 지금까지 한국 게임사에 단 한건도 ‘판호’ 발급을 허가하지 않았다. 판호는 중국 내에서 게임을 출시하기 위한 일종의 허가권으로, 판호가 없으면 모바일 마켓에 게임을 등록할 수 없다. 사실상 진출 자체가 불가능해진 셈이다.

게임업체들은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넷마블은 지난 23일 ‘리니지2:레볼루션’을 일본에서 먼저 선보였다. 엔씨소프트는 국내로 눈을 돌려 ‘리니지M’의 실적에 주력했다. 2분기 마케팅 비용이 전분기 대비 90% 상승한 이유다. 그렇게 5개월을 버텼지만 판호는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정부의 대응도 막연하다.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5월에 중국 특사를 파견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그 사이 중국 앱스토어 순위차트는 중국 게임으로 도배가 됐다. 한국 게임, ‘소문난 잔칫집’을 코앞에 두고 문고리만 붙잡고 있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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