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투자 헛갈린다면 …

어떤 상가에 투자를 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두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파리바게뜨처럼 투자하라.” “스타벅스를 따라가라.” 상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격언이다. 두 업체를 따라가기만 해도 좋은 투자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건데, 그만큼 두곳의 상권분석 노하우는 믿을 만하다.

▲ 파리바게뜨는 꼼꼼한 상권분석으로 폐점률 1%대를 달성했다.[사진=뉴시스]

68%. 통계청이 내놓은 지난 3년간 요식업의 폐업률이다. 요식업이 다른 업종보다 개업과 폐업이 잦다는 점을 십분 감안해도 높은 수치다. 경기불황과 소비심리위축 등 각종 악재가 맞물리면서 문을 닫는 가게가 가파르게 늘어난 탓이다.

‘길 따라 투자하라’ ‘대기업을 따라 투자하라’는 부동산 투자의 대표적인 격언에 이어 ‘파리바게뜨처럼 투자하라’ ‘스타벅스를 따라가라’는 새로운 격언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실제로 두 업체는 공통적인 성공비결을 갖고 있다. 바로 오랜 시간 쌓아온 자신들만의 상권분석 노하우다. 먼저 파리바게뜨의 상권분석 노하우를 보자. 파리바게뜨가 새 가맹점을 열기 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유동인구를 파악하는 것이다. 요일ㆍ시간ㆍ날씨별로 입점 후보지역을 지나가는 사람 수를 일일이 헤아린 뒤 일정 기준을 넘지 못하면 점포를 내지 않는다.

기준을 넘었다고 곧바로 가맹점을 여는 것도 아니다. 유동인구가 많더라도 그 유동인구가 모두 잠재고객일지 아닐지는 주변환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가 유동인구 파악 이후 입지분석 단계를 거치는 이유다.

파리바게뜨는 퇴근길을 가장 선호하는 입지로 꼽는다. 출근길은 그다음이다. 퇴근길의 선호도가 출근길보다 높은 건 별다른 게 아니다. 출근길엔 바쁘게 움직이는 유동인구가 많은 반면 퇴근길에선 여유를 가지고 점포를 둘러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흐르는 상권’인지 ‘모이는 상권’인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흐르는 상권에선 유동인구가 많아도 장사가 잘 되지 않고, 모이는 상권은 집객력(손님을 모으는 힘)이 높다. 파리바게뜨가 모이는 상권을 찾기 위해 보는 핵심 요소는 크게 세가지다. 횡단보도와 정류장, 주차공간 여부다. 이 세가지 요소만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 멈춰 서있는 사람, 목적을 가지고 온 사람 모두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병원이나 관공서처럼 자체 집객력이 높은 곳도 모이는 상권이다.

반면 파리바게뜨가 피하는 흐르는 상권은 어디일까. 주변 점포의 노후화가 심하거나 반지하, 2층 이상일 경우다. 점포 앞에 배전기구, 실외기, 지하철 환풍구가 있어도 가급적 피한다.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쳐 소비자들의 접근을 막을 수 있어서다.

잠재적 요인도 놓치지 말아야

지하철 입구 근처라고 무조건 입점하는 것도 금물이다. 서로 반대편으로 나있는 두 지하철 입구 사이에 입점할 경우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입지분석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세권이라는 말에 두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투자하면 이후에 낭패를 볼 공산이 크다.

마지막은 미래에 일어날 잠재적 요인을 확인하는 것이다. 지금은 여건이 좋지 않더라도 이후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유동인구가 급증할 수 있어서다. 가령,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 신흥 상권 같은 경우다. 그 외에 주변 상가의 집객력을 확인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입점지역 주변에 들를만한 점포가 더 있으면 유동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곳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투자방법이 될 수 있다. “스타벅스가 들어온 지역 인근엔 다른 커피 브랜드가 따라 들어간다”는 말이 괜히 나도는 게 아니다. 그만큼 스타벅스가 장사가 될 만한 입지를 잘 선택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스타벅스의 입점 유무에 따라 상가의 기준시가가 오르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해 국세청이 발표한 상업용 건물 기준시가 자료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는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 삼성 쉐르빌 1층 상가의 최고 기준시가는 290만4000원이었다(㎡당). 하지만 그로부터 100m 남짓 떨어져있는 삼성 보라매 옴니타워 1층 상가의 최고 기준시가는 242만원에 불과했다. 같은 지역 내 동일상권임에도 48만원가량 차이가 난 셈이다.

서울 외 지역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 경성대점이 위치한 부산시 중구 대연동 21세기 센츄리 오피스텔 1층 상가 기준시가는 387만2000원이었다. 반면 도보 1분거리에 있는 대승타워 1층 상가 기준시가는 375만원으로 약 12만원의 격차가 있었다.

은행 집객력 뛰어넘은 스타벅스

스타벅스의 매장 수와 매출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스타벅스 입점지역이 믿을만한 투자처라는 방증이다. 스타벅스 매장수는 2012년 477개에서 지난해 1000여개로 급증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3910억원에서 1조28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곳엔 일정수준 이상의 유동인구가 보장된다는 얘기다.

전통적으로 상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던 투자처는 은행이 입점한 곳이었다. 은행이 있는 곳엔 사람이 몰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스타벅스가 은행의 집객력을 뛰어넘었다는 게 투자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스타벅스가 입점한 상가의 가치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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