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된 영화 관람료

▲ 지난해 영화 1편당 평균 관람료는 8000원을 넘어섰다.[사진=뉴시스]

한국인의 여가생활에서 영화는 떼려야 뗄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영화는 ‘문화예술 분야별 관람률’에서 73.3%(2016년 기준ㆍ복수응답)로 1위를 차지했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8000원 남짓한 가격대에서 괜찮은 문화생활을 즐기려면 영화만한 게 없어서다.

그런데 영화관람료가 또 올랐다. 지난해 3월 대형멀티플렉스들이 좌석별로 관람료를 다르게 받는 ‘좌석차등제’를 도입해서다. 이제 스크린이 잘 보이는 가운데 자리에 앉으려면 1000원을 더 내야 한다. 예전보다 혜택을 더 받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사실상 요금 인상과 다를 게 없다. 1년이 지났지만 좌석차등제를 모르는 소비자는 40%가 넘는다.

영화관 내 매점에서 파는 음식도 마찬가지다. 원재료가격이 613원인 팝콘은 극장을 거치면 5000원으로 뻥튀기된다. 팝콘 하나, 콜라 두 잔이 나오는 콤보세트는 관람료와 맞먹는다. “팝콘을 샀더니 영화를 보여 주더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법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로 2008년부터 외부음식 반입이 가능해졌지만 이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절반도 안 된다.

주말 오후,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려면 4인 가족 기준(성인 1만1000원ㆍ청소년 1만원)으로 4만2000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팝콘 세트를 하나 추가하면 5만원이 넘는다. 멀티플렉스를 운영하는 대기업의 꼼수에 지갑 얇은 서민들은 이제 영화 한편 보기도 힘들어졌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