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전자 | 제2의 효자상품 렌털

쿠쿠전자의 대표 사업은 ‘밥솥’이다. “밥할 땐 쿠쿠하세요”라는 단순한 CF 멜로디는 쿠쿠전자의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쿠쿠전자의 최근 효자상품은 ‘밥솥’이 아니다. 정수기공기청정기를 빌려주는 ‘렌털사업’이다. 
▲ 쿠쿠전자의 렌털사업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사진=뉴시스]
“밥할 땐 쿠쿠하세요.” 쿠쿠전자 하면 떠오르는 게 있다. 국내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밥솥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최근 효자상품은 밥솥이 아닌 렌털이다. 쿠쿠전자는 2010년 정수기 렌털을 시작 이후 공기청정기ㆍ비데ㆍ제습기 등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넓혀왔다. 실적도 순항 중이다. 2분기 렌털사업 부문 매출액은 682억원(전년 동기 대비ㆍ25%), 영업이익은 238억원(23%)을 기록했다.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153억원)이 뒷걸음질(전년 동기 대비ㆍ32%)친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성적표다. 
 
쿠쿠전자의 밥솥을 포함한 가전 부문의 실적은 최근 신통치 않다.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 이슈가 불거지면서 ‘한류 가전’이라 불리던 밥솥의 중국 수출이 뚝 끊긴 탓이다. 중국의 통관 제재 강화ㆍ현지 홈쇼핑 판매 중단으로 중국 관련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7% 줄었다. 내수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급감해 면세점 매출이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침체 장기화로 내구성 제품인 밥솥의 수요가 감소했다. 렌털사업이 쿠쿠전자의 희망으로 떠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이 회사의 렌털사업은 성장성 면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 렌털 계정수가 110만개로 적어서다. 성장폭이 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쿠쿠전자의 주요 활동무대인 중저가 렌털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손윤경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브랜드들은 렌털료가 비싼 고가 모델이다”면서 “중저가 렌털시장은 1~2인 가구와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3인가구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시장경쟁이 치열하다. 선두업체인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SK매직 등이 렌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환경이슈가 불거지면서 렌털가전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많아져서다. 
 
렌털사업의 핵심인 사후관리가 약하다는 점도 쿠쿠전자의 단점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정수기 렌털 상위 4개 업체 만족도 조사에서 쿠쿠전자는 3.3점(5점 만점)을 받아 꼴찌를 차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렌털요금에는 제품 가격과 관리비용이 포함된다”면서 “얼마나 전국적이고 체계적인 서비스 인프라를 갖추는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쿠쿠전자의 렌털사업, 남은 숙제도 적지 않아 보인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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