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고급커피 열전

지하철 커피시장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약 23㎡(7평)의 좁은 공간에서 하루 1000잔의 아메리카노가 팔려나간다. 알짜 사업이다. 저가커피라고 값싼 원두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고품질 원두에 자체 블렌딩을 한 커피를 선보인다. 최근엔 대형 외식전문업체까지 지하철 커피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 최고 외식전문기업인 아모제가 마노핀에 저가 아메리카노로 도전장을 냈다.
서울 종각역 지하철 역사는 향긋한 아메리카노 향이 가득 메우고 있다. 종각역에서 종로타워로 이어지는 통로에 대형 외식업체 두곳이 아메리카노를 팔고 있다. 모두 ‘착한 커피’를 콘셉트로 각각 990원,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아메리카노를 선보이고 있다. 대형 커피전문점과 비교하면 가격이 4배 가까이 차이난다.

지하철 저가 커피시장의 포문을 연 곳은 MPK그룹의 머핀전문점 ‘마노핀’이다. MPK그룹은 미스터피자, 패밀리레스토랑 제시카키친을 운영하는 외식전문업체다. MPK그룹은 2011년 11월 서울메트로와 계약을 맺고 마노핀의 지하철 버전인 ‘마노핀 익스프레스’ 22곳을 순차적으로 오픈 했다.

마노핀은 아메리카노를 99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이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마노핀 최하나 대리는
“약 23㎡ 공간의 마노핀익스프레스 사당역점에서는 하루 평균 1000잔, 신림역점에선 700잔 이상의 아메리카노가 팔린다”며 “머핀전문점이지만 아메리카노 매출이 전체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고 밝혔다. 마노핀의 아메리카노는 브라질•콜롬비아 등에서 생산된 최상급 원두를 사용해 국내에서 직접 로스팅한다.

지하철 저가 커피시장엔 최근 아모제도 뛰어들었다. 아모제는 카페아모제와 마르쉐, 토니로마스 등을 운영하고 있는 외식 전문기업이다. 올해 7월 12일 외식 전문기업 아모제는 종각역에 ‘카페아모제S’ 직영 1호점을 오픈하고 아메리카노를 1000원에 선보이고 있다.

아모제가 파는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는 ‘아비시니카 원두’를 사용해 아베샤 블렌딩(중볶음 로스팅)으로 가벼운 신맛을 유지한다.

두 대형 외식업체의 ‘지하철 커피전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종각역의 경우, 아모제의 카페아모제S와 마노핀의 마노핀익스프레스는 100미터가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가장 가까운 개찰구도 같다. 고객이 겹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하철 종각역의 한 관계자는 “카페아모제S가 생긴 후 마노핀 쪽 손님이 줄어든 것 같다”며
 
“커피를 테이크아웃해 가는 손님들이 이전보다 많아졌다”고 밝혔다. 두 업체는 커피 외에도 차별화된 먹거리로 소비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마노핀은 1200~2500원 가격대의 20여종의 수제 머핀을 판매한다. 마노핀 관계자는 “마노핀과 아모제는 브랜드 콘셉트가 다르기 때문에 커피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경쟁’이 유발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마노핀은 ‘착한커피+수제머핀’이라는 콘셉트로 일시적인 가격할인이 아닌 990원 커피를 꾸준히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모제의 카페아모제S는 파니니•샌드위치•샐러드•컵밥 등을 판다. 아모제는 카페아모제S의 직영점 반응을 살핀 후 프랜차이즈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으로 운영되는 지하철 커피전문점은 매장 관리비 등이 저렴하기 때문에 커피를 값싸게 팔 수 있다”며 카페아모제S도 저렴한 가격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stroy @ thescoop.co.kr | @ 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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