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코노미」 1인 가구의 빛과 그림자

1인 가구의 화려함 이면에는 다양한 사회 문제가 깔려 있다.[사진=아이클릭아트]

# 토요일 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난 겸 운동을 한다. 집에는 피트니스 센터 못지않은 소형 운동기구가 갖춰져 있다. 점심에는 음식점에서 홀로 식사를 즐긴다. 주변엔 커플이 가득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집에 돌아와 나만의 취향으로 꾸며진 방에서 최신 홈시어터로 밀린 드라마를 본다. 침대에 누워 다음주 혼자 떠날 여행 코스를 확인한 뒤 잠에 든다. 어느 1인 가구의 일상이다.

1인 가구 전성시대다. 소비자분석연구소 소장으로서 「트렌드 코리아」를 비롯한 다양한 저술활동을 펼쳐온 저자 이준영은 “1인 가구의 증가 현상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1인 가구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1인 가구의 특징은 무엇일까. 이들은 자신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소비태도도 적극적이다. 2020년이면 1인 가구의 소비 시장 규모가 120조원에 달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1인’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 ‘1코노미’라는 단어가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책은 1코노미 속 1인 가구의 화려한 일상과 그로 인한 경제효과를 분석한다. 그들은 자신의 집을 공들여 꾸미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 가구 디자인만 예쁘다면 비싸도 구매를 마다하지 않는다. 운동도 집에서 하는 걸 선호한다. 덕분에 소형 운동기구 판매가 급증하면서 홈트레이닝 열풍이 일고 있다. 여행도 혼자 떠난다. 자유여행과 셀프카메라, 여행 애플리케이션이 인기를 얻는 이유다.

1인 가구의 화려한 삶은 언뜻 매력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림자도 짙다. 특히 나홀로족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가 그렇다. 저자는 젊은 세대가 ‘관태기(관계의 권태기)’에 빠져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나홀로족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피곤해한다”면서 “다른 사람과의 적당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한다”고 말한다.

1인 가구의 또다른 축을 담당하는 독거노인도 문제다. 독거노인은 질병과 사고에 취약하다. 혼자 지내는 탓에 문제가 생겨도 도움을 받기 어렵다. SNS로 소통하는 젊은 세대와 달리 독거노인은 외로움도 많이 느낀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독거노인의 비중은 점점 늘고 있다. 그래서인지 고독사로 세상을 떠난 독거노인 소식도 예전보다 잦아졌다. 이들의 신체적·정서적 문제를 해결할 정부차원의 제도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1인 가구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만큼 1인 가구를 둘러싼 경제적ㆍ사회적 문제들도 심화하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1코노미 시대에 우리가 잊지 말고 돌아봐야할 부분은 1인 가구의 빛에 가려진 어두운 그림자들이다. 풀어야할 숙제가 늘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1코노미의 궁극적인 목표는 개개인이 모두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가지 스토리

「빛 혹은 그림자」
로런스 블록 엮음 | 문학동네 펴냄


미국의 걸출한 작가 16명이 단편 소설을 써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조건은 단 하나였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을 것.” 호퍼의 그림을 소설로 옮긴다는 발상에 모두 흔쾌히 수락했다. 그 결과, 이 단편소설집이 탄생했다. 현대 미국인의 삶과 고독을 탁월하게 그려낸 호퍼의 그림과 세계적인 작가들의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하다.

「결국, 컨셉」
김동욱 지음 | 청림 펴냄


과거에는 제품이든 사람이든 치열한 스펙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기준이 상향평준화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저자는 더 나은 것이 아닌 다른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강자들을 제치고 시장에서 살아남았던 위대한 제품들을 소개하면서, 그것들의 콘셉트가 어떻게 소비자의 뇌리에 강렬하게 인식될 수 있었는지를 파헤친다.

「당신이 흔들리는 이유」
사카쓰메 신고 지음 | 휴먼카인드 펴냄


불륜은 저지르는 사람과 당하는 사람 모두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 그 파장이 막대함에도 사람들은 자극적인 불륜내용에만 관심을 갖는다. 저자는 불륜이 개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라고 주장한다. 그는 불륜을 독감에 비유하면서 감염 확률을 낮추는 방법, 증세 악화를 막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를 들며 소개한다. 이 책은 불륜남녀가 아닌 사랑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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