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나라면 이렇게 ➋ 펀드

펀드 투자는 시장의 변동성이 필수다. 주식시장이 들썩들썩 해야 펀드도 활기를 띤다. 더구나 시장을 움직이는 이슈는 시장에서 나와야 한다. 그래야 예측도 분석도 가능하며, 리스크도 적다. 선진국보다 이머징마켓을 추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펀드 수익률이 높게 나오려면 정치 이슈보다는 경제 이슈에 따라 시장이 움직여야 한다.[사진=뉴시스]

요즘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강력한 이슈는 정치다. 일례로 현재 세계 금융시장을 흔드는 주요 이슈 1순위는 북한 핵문제다. 정치를 빼면 시장은 고요한 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금융규제 완화 기조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와 유럽중앙은행(ECB)에 막혀 엇박자를 내고 있지만, 시장을 출렁일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무역수지 흑자에 힘입은 중국의 거시경제지표들은 견고하다. 일본은 성장률이 나아졌지만 인플레이션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밋밋한 경기흐름이라는 거다.

문제는 펀드 수익률은 시장변동성에 크게 좌우된다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펀드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짜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일단 국내시장은 수익률이 낮다. 최근 6개월과 1년을 기준으로 볼 때 주식시장(코스피)은 상승장을 보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 특히 반도체 수출 증가로 관련 주식이 상승하면서 만들어낸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국내펀드 수익률 상위권 5개 펀드유형들을 보면 6개월 수익률이 10% 이상이었던 펀드는 부동산대출채권(40% 내외ㆍ펀드닥터 기준), K200인덱스(11.7%), 배당주식(10.5%) 등이 전부다. 수익률 격차도 크다. 부동산대출채권은 대학교에 기숙사를 짓고, 학생들에게 받은 기숙사비를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펀드인데, 대부분 사모펀드여서 일반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반면 해외펀드의 경우, 상위권 5개 유형이 모두 10% 이상이었다. 수익률도 고르게 나타났다. 아시아신흥국주식(20.7%), 중국주식(19.9%), 아시아태평양주식(19.8%), 글로벌신흥국주식(18.9%) 등이다. 해외펀드를 강조하는 이유다.

그럼 어디가 좋을까.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이머징마켓 펀드를 추천한다. 일단 수익률부터 높다. 게다가 선진국의 경제성장 엔진은 대부분 그 나라의 정치전략에 따라 달라지지만, 이머징마켓의 경제는 해당 지역의 인구, 잠재력, 가능성 등 비정치적 요소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콕 짚는다면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인도를 포함하는 펀드다.

투자 비율로는 이머징마켓에 30~50%까지 권할 만하다. 다만 테마를 정하면 일부분에 너무 집중되기 때문에 이머징마켓의 우량주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중국은 이미 많이 오른 만큼 비중을 높이기 조심스럽다. 국내 펀드에는 20~30% 정도를 배당주 에 투자할만하다. 북핵 변수로 인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해서다. 30% 정도를 유동자금을 확보하라는 조언은 늘 유효하다.

올해 초에도 필자는 해외펀드, 특히 신흥국펀드 투자 비중을 높이라고 조언했다. 전반적인 경기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전략 기조는 비슷하다. 하지만 혹시 모를 변수에 대비해 전체 자금을 5등분해서 3개월마다 매수하길 권한다. 리스크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조경만 금융컨설턴트(엉클조 대표) iuncle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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