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편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대북 리스크,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의 조정기가 길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끈 ITㆍ반도체의 힘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ㆍ반도체는 오래갈 수 있는 테마”라면서 “기업 이익 전망치를 봤을 때 제약ㆍ바이오 등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고 조언했다.

▲ 최근 국내 증시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의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사진=뉴시스]

✚ 올 하반기 국내 증시의 방향성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나쁘지 않다. 3분기 국내 주식시장은 대북 리스크의 영향으로 조정을 받았다. 기업 이익 측면에서 3분기를 전망하면 ‘2600포인트대 상승’이 충분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북 리스크의 영향으로 오르지 못한 부분이 있다. 지금은 상승세를 탈 수 있다. 2500~2600포인트까지 상승한 이후 연말에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 대북 리스크를 제외하면 시장을 괴롭힐 악재는 없다는 건가.
“그렇지 않다. 시장이 원천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리스크 요인은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 긴축이었다. 선진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증시를 괴롭힐 수 있는 1차적인 리스크다.”

✚ 선진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에도 글로벌 증시는 계속 상승세를 보였다.
“선진국 통화정책의 변화는 7월부터 감지됐다. 흥미로운 점은 유로존의 통화정책이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강해졌다는 거다. 반대로 미국은 비둘기파로 약화됐다. 이 때문인지 유로화 대비 약세를 보였던 달러가 더 약해졌다. 이런 약세 현상이 위험자산 선호,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 미국의 통화 긴축이 본격화하면 달러 약세에 제동이 걸리는 건 아닌가.
“이번 달러 약세는 유로화 대비 약세였다. 달러의 방향성을 파악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경제지표의 차이를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구매자관리지수(PMI)의 경우 연초 이후 유로존 강세, 미국 약세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그 차이가 감소하고 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의 가파른 약세는 끝났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유럽보다 월등하게 좋지도 않아 급격한 반등은 어렵다. 달러화 약세는 완만해지는 수준에서 진행될 것이다.”

✚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내수 경기와 고용 시장의 상황이 너무 안 좋다. 문재인 정부가 내수부양책, 추경 등의 정책을 사용하는 이유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 정부의 정책과 엇박자를 내는 꼴이 된다. 금리 인상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환율을 희생하더라도 내수 경기를 살리는 쪽에 무게 중심을 둘 것으로 예상한다.”

 

✚ 달러 강세가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달러 강세는 모든 이머징 마켓에 악재다. 돈이 안전자산으로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달러 강세 배경이 통화긴축이라는 점도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서 보면 부정적이다. 다행스러운 건 여러 정책이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고 있다는 점이다. 10~11월까지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예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장의 예상범위 안에서 진행되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다.”

✚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는 계속되고 있다.
“셀 코리아 수준의 매도세는 아니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는 7월부터 본격화했는데 반대로 7월부터 자본재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투자 섹터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다. 모든 업종을 팔았다면 셀 코리아라 볼 수 있지만 공격적으로 사들인 종목이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 주도주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인가.
“수요 측면을 봐야 한다. 반도체와 철강ㆍ화학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반도체 수요는 소비 증가의 영향이 아니라 투자 증가에서 발생했다. 4차 산업과 관련한 서버 투자 등이 이뤄지면서 수요가 증가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공급도 타이트해 가격이 좋았다. 하지만 철강ㆍ화학 등은 중국의 구조조정과 환경규제의 영향으로 공급이 억제되면서 상승세를 탔다.”

 

✚ 주도주는 여전히 IT반도체라는 얘긴가.
“그렇다. 실제로 최근 1~2주 사이 철강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물론 고려해야 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계절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ITㆍ반도체의 성수기는 8~10월의 3개월이다. 성수기가 끝났을 때 어떻게 되느냐는 또다른 문제다.”

✚ 투자자는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야 하는가.
“증시 주도가 IT와 자본재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하지만 오래갈 수 있는 테마는 IT다. IT 종목이 조정을 받으면 저가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자본재는 달러 약세 환경이 유지돼야 한다. 달러의 방향성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 가장 좋은 방법은 코스닥•코스피를 떠나 IT 대표주의 조정기를 노려 매수에 나서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투자 팁을 준다면.
“간접투자 측면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상품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고 일반 펀드에 비해 수수료도 저렴하다. 개인 투자자는 ETF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내수 관련주는 바닥에서 사서 묻어 둘 수 있는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 기업 이익 전망치를 봤을 때 제약ㆍ바이오 등은 관심을 가질 만하다.”

✚ 투자 전에 염두에 둬야 할 건 무엇인가.
“4차 산업이 부각되면서 없던 제품이 탄생하고 있던 제품이 사라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 중 없던 제품이 탄생하는 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기차ㆍ자율주행 등이 대표적이다. 없던 제품이 생길 때 주가는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신제품, 혁신 산업 등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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