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서 점유율 떨어지는 韓 스마트폰

▲ 중국 기업의 약진, 사드 후폭풍 등으로 한국 스마트폰 기업들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의 자랑스러운 성적이다. 그런데 이걸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마트폰 최대시장을 중국을 휘감고 있는 반한反韓 기류가 심상치 않아서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 이후 그 기류가 더 냉랭해졌다는 게 문제다.

“국가 안보는 모든 중국 국민과 연관돼 있다. 스마트폰 구매를 계획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한국 브랜드를 제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보도 내용이다. 지난해 사드 배치 이슈가 불거지면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한한령限韓令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분위기는 중국시장에서 악전고투 중인 한국 스마트폰 기업을 괴롭히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사업은 2014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시장점유율은 2013년 19.7%에서 5%로 4년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LG전자는 더 비참하다. LG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0.1% 이하다. 오프라인 판매는 완전히 철수했고 온라인으로 중저가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3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실적을 내려면 중국시장을 공략해야 하는데, 중국 소비자의 마음이 사드 이슈로 더욱 얼어붙었다. 더 무서운 건 삼성ㆍLG의 부진이 중국 로컬기업에 ‘반사이익’을 준다는 점이다. 이들은 한국 기업의 줄어든 중국시장 점유율을 흡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확보한 규모의 경제가 기반이다.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48%. 화웨이, 오포, 비보, 그리고 샤오미 등이 주역이다. 물론 1위는 삼성전자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1위 자리를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화웨이는 화웨이는 올해 6월과 7월에 처음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애플을 꺾었다. 다음 목표는 삼성전자다.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고가 시장을 선점한 효과’라는 말도 이제 옛말이다. 중국 기업들은 애플의 아이폰의 출고가를 뛰어넘는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기술력과 브랜드에 그만큼 자신이 생겼다는 얘기다. 지난해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국제특허를 출원한 상위 기업 2위는 3692건의 특허를 낸 화웨이였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9위였다.

전병서 중국금융연구소장은 “중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가성비, 품질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중시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우리 기업 브랜드 충성도는 사드 이슈로 더 깎였다. 스마트폰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요 플랫폼으로 꼽히는 요즘, 우리나라 기업들은 사드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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