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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지자체 나서라정유신 서강대 교수 “中 기세 꺾여도 경제 보복 여전할 것”
[257호] 2017년 10월 03일 (화) 10:34:39
고준영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중국의 경제 보복이 잠잠해질까. 오는 10월 열리는 중국의 19차 당대회가 한ㆍ중 관계의 변곡점이 될 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정유신 서강대 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중국의 기세가 한풀 꺾인다고 해도 경제 보복은 여전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정부보단 지자체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게 현명하다”고 주장했다.
   
▲ 정유신 교수는 “중국의 속내는 사드 이슈를 통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사진=뉴시스]

“중국이 지금과 같은 보복 일변도를 지속적으로 내세우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이를 한ㆍ중 관계 개선의 시그널이나 화해의 제스처로 내다봐서는 안 된다.” 중국자본시장연구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정유신 서강대(경영학) 교수가 최근 나돌고 있는 ‘10월 한중관계 회복론’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실제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 문제로 악화된 한ㆍ중 관계가 10월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기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른바 10월 회복론인데, 이런 낙관론이 나오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10월 18일 중국의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5년마다 열리는 중국 당대회는 지도부를 새롭게 재편하고, 향후 대외 관계, 국정 운영 기조 등을 결정하는 자리다.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는 자리인 만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한ㆍ중 사드 문제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 교수는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면서 일침을 놨다. 되레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을 재정비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지적했다.

✚ 중국이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이후 사드 문제도 전환점을 맞을 거란 지적이 나온다.
“지금 판단하긴 쉽지 않은 문제다. 관건은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다. 미ㆍ중 간의 패권다툼에 껴있는 게 사드 이슈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을 향한 경제적 압박을 지속하는 동안엔 사드 문제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중국 당대회 이후 한ㆍ중 간 정치, 안보 문제는 한풀 꺾일지 몰라도 경제 문제에서는 낙관론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인가.
“당대회 이후엔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압박하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운신의 폭이 조금 더 생겼을 뿐이지 변수는 지속적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밀었다, 당겼다. 중국 스타일이 원래 그렇다.”

금융시장도 타격 받을 수 있어

✚ 중국이 사드를 전략적 협상 카드로 활용할 거란 얘기로 들린다.
“그렇다. 사드는 정치ㆍ안보 관련 이슈지만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활용하겠다는 게 중국의 속내다. 중국은 이번 기회에 자국 산업의 이익을 극대화할 공산이 크다. 쉽게 말해,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는 반도체ㆍ전자제품 등은 수입을 지속하고, 필요하지 않거나 경합하고 있는 업종의 제품들은 가차 없이 버릴 거라는 얘기다. 자동차, 유통업계의 피해가 두드러지고 있는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경제성장률을 2.8%로 상향조정했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낙관론에 기인한 결과 아닌가.
“사드나 한한령 이슈를 떠나 실질적으로 지표가 개선된 산업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 같은 경우 업황이 크게 나아졌는데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까 이런 괴리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시장 전체가 충분히 조명됐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의 호황보다 중국의 보복 조치 여파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데이터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게 첫째 문제다. 또다른 문제는 사드 보복 조치에 따른 여파를 정확하게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상치와 실제에는 간극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다. 실제로 일부 호황 산업 외 종사자들은 여전히 상황이 어렵다. 사드가 산업을 넘어 실물경제를 위협하고 있고, 나아가 금융시장에도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

✚ 대책은 없나.
“중국이 필요로 하는 것과 우리가 중국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을 명확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 달리 확실히 비교 우위에 있는 산업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이제는 민民에만 맡기기 보다는 관官과 협력해서 시너지를 내야 한다. 이때 정치적으로 민감한 중앙정부는 동향 파악에 힘을 쏟고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 화교 자본을 통해 간접적으로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경쟁력 악화 사드 탓만은 아냐

✚ 주요 공략 포인트가 있다면.
“서부 내륙 지방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설비가 포화한 동남부 연안과 달리 서부 내륙 지방은 베이징北京과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성장 여력까지 충분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 공산당이 100주년을 맞는 2021년까지 중국을 ‘소강小康사회’로 만들겠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목표와도 부합한다. 모든 중산층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뜻하는 소강사회를 만들려면 남은 4년 동안 약 6.5%씩 성장해야 하는데, 이 정도 수준의 성장률을 지속하려면 서부 내륙 지방을 키우지 않고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치 논리를 배격하고 서로의 이해관계를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서부 내륙 지방은 주요 공략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시장은 언제쯤 정상화할 것이라고 보는가.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한 건 사드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드가 아니었어도 찾아올만한 위기라는 얘기다. 우리나라 기업들과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한 건 사드 이슈 이전의 일이다. 우리나라도 이번 기회를 통해 글로벌 무역지도를 다시 그릴 필요가 있다. 과도하게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않으면 언제라도 다시 위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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