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팍박사 튼튼건강

▲ 등뼈가 굽으면 척추가 아플 공산이 크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다른 곳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으나 척추 쪽에 문제가 생겨 고생하는 고령자가 많이 찾아온다. 이들 중에는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꽤 있다. 척추관협착증이란 말 그대로 척추관이 좁아져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척추관은 허리 뼈 부근에 있는 신경이 통과하고 있는 관을 말한다.

굵은 신경은 뇌에서 등뼈를 통과해 허리와 다리 쪽으로 연결돼 있다. 이 신경으로 통증이나 피로를 느끼게 된다. 뼈의 변형, 특히 등뼈가 굽으면 그 속에 있는 척추관을 압박해 좁아지게 만드는 것이 요인이다. 한방에서는 그 요인을 크게 3가지로 본다. 첫째, 뼈의 변형. 둘째, 물의 영향. 셋째, 근육의 영향이다.

척추관은 뇌와 마찬가지로 물로 채워져 있다. 팩 속에 들어있는 두부가 뭉개지지 않도록 하는 것과 마찬가지 상태인 것이다. 게다가 그 물은 순환하고 있다. 그러나 척추관협착증이 되면 뇌척수액인 물의 유통에 방해를 받고, 대사代謝가 나빠져 마비 증상 등이 나타난다.

근육은 발과 허리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영양분이나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주지 못하면 척추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방에서는 같은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해도 체질이나 상황에 따라 세분화해 각기 다른 처방을 내린다.

예컨대, 양허陽虛(뼈의 변형) 타입의 척추관협착증을 보자. 나이가 들면 호르몬 성분이 저하된다. 호르몬은 뼈를 만드는 힘인데, 이 기능이 저하됨으로써 척추관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팔미지황환료八味地黃丸料를 주로 처방한다. 체내에 물이 정체돼 나타나는 것을 습담湿痰 타입의 척추관협착증이라고 부른다. 이럴 때에는 물의 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한방약을 처방한다. 체내의 뇌척수액의 순환을 좋게 하여 근육 속으로 혈류를 촉진하는 작용을 하는 소경활혈탕疎経活血湯이다. 통증이 너무 강한 경우에는 계지가출부탕桂枝加朮附湯이라는 처방을 쓰기도 한다.

몸속에서 영양분이나 산소를 운반하는 혈액이 제대로 돌지 못하면 ‘피가 모자란다’라는 표현을 쓴다. 이로 인한 증상을 혈허血虛 타입이라고 말한다. 이럴 때에는 피를 증가시키고 체내에서 충분히 돌아가게 만들어 근육을 배양해야 한다. 피를 늘리고, 순환을 좋게 만들어주는 한방약으로는 당귀사역가오수유생강탕当帰四逆加吳茱萸生姜湯을 들 수 있다. 또 습담과 양허 타입 모두에 효과적인 한방약으로는 대방풍탕大防風湯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임상에서 환자들을 진찰해보면 하나의 증상으로 분류되지 않는 환자가 많다. 척추관협착증뿐만 아니라 복수의 증상이나 고민을 안고 있는 환자 분이 적지 않다는 거다. 환자 한사람이 안고 있는 여러 증상을 살펴가며 치료의 순서를 정하고, 적재적소에 효과적인 처방을 내리는 것은 우리 의사들의 몫이다.
최창록 튼튼마디한의원 일산점 원장 hanwool01@ttjoint.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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