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외벌이 가장의 재무설계

재무설계는 현금흐름과 자산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재무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거기에 맞는 재무설계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숨은 부채를 조심해야 한다. 숨은 부채는 쥐도 새도 모르는 사이에 가계경제를 해칠 수 있어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박민홍(가명36세)씨의 사례를 살펴보자.
▲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은 가계경제를 망칠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재무설계를 잘못 하면 가계경제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생활비를 과하게 줄였다가 스트레스성 지출로 가계경제가 악화하는 식이다. 투자 상품에 손을 댔다가 낭패를 보는 일도 왕왕 발생한다. 박민홍(가명ㆍ36세)의 사례를 통해 재무설계에서 범할 수 있는 잘못을 살펴보자.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박씨는 결혼 3년차 외벌이 직장인이다. 맞벌이를 하면서 생활을 이어갔지만 아내가 임신을 하면서 외벌이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소득이 줄면서 박씨의 재무적 고민은 크게 증가했다. 특히 출산이 가까워지면서 육아용품, 산후조리원 비용 등 갑작스러운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더 큰 고민은 출산 이후 늘어날 생활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하느냐다. 박씨는 “외벌이 이후 줄어든 생활비를 신용카드로 충당하고 있다”며 “카드비 상환을 위해 신용대출을 받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박씨가 재무상담을 신청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씨의 가장 큰 문제는 그조차 모르는 지출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박씨는 카드대금 중 일부를 결제하면 그 나머지가 대출로 전환되는 카드리볼빙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박씨도 모르는 부채가 발생했다. 

재무상담에서 박씨가 밝힌 한달 카드값은 45만원이었다. 하지만 이는 박씨가 전체 결제 금액의 10%만 결제하도록 카드리볼빙 서비스를 신청한 결과였다. 갚지 못하고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는 카드비가 430만원에 달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지출이 늘어나고 있었던 셈이다. 

Q1 지출구조
 
박씨의 월 소득은 290만원이다. 지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카드값이다. 박씨는 2개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한달에 각각 45만원, 30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하나는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다른 하나는 박씨의 용돈용이다. 여기에 식비(50만원), 전기세ㆍ관리비 등 공과금(15만원), 유류비ㆍ교통비(30만원), 부부 통신비ㆍ인터넷 사용료(15만원) 등까지 합하면 185만원을 사용하고 있다.

고정지출로는 주택청약저축에 5만원, 단기적금(30만원), 자녀보험 등 각종 보험료 25만원, 변액보험 20만원이다. 이밖에 전세대출 상환에 20만원, 비정기 지출 15만원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할부금 30만원(내년 3월까지 납부)이 있다. 그 결과, 박씨 가계는 매월 40만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자산으로는 8000만원의 대출이 있는 전셋집 1억2000만원, 예금 300만원이 있다. 

Q2  문제점
 
박씨는 단기 재무목표로 출산자금 마련, 중장기 목표로는 주택자금과 양육비 마련을 원했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단기목표는커녕 자녀 양육비 마련도 어렵다. 특히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카드값과 자동차 할부금이 문제다. 박씨의 생활비 카드는 리볼빙 서비스를 사용 중이다. 매월 갚고 있는 금액은 전체 상환액의 10%에 불과하다. 상환하지 못하고 쌓아둔 카드값이 400만원에 달하고 있다는 얘기다. 리볼빙 서비스에 적용되는 이율은 연 15.6%로 월 카드값 이자로만 5만2000원이 사라지고 있다.

변액보험도 손을 봐야 한다. 생활비 빠듯한 상황에서 10년~20년을 납부해야 하는 변액보험은 박씨의 사정에 맞지 않아서다. 우선 최대 고민거리인 카드값을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생활비와 박씨의 용돈은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 사용으로 전환해 각각 40만원, 30만원을 초과하는 지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조정했다.

Q3  개선점
 
쌓이고 있는 생활비 카드값 480만원(리볼빙 금액 430만원 +결제 예정액 50만원)은 변액보험을 해지해서 돌려받은 환급금 570만원을 이용해 모두 상환했다. 중도상환수수료를 포함한 자동차 할부잔액 190만원도 남은 90만원과 예금 300만원을 이용해 모두 갚았다. 나머지 200만원은 비상금(CMA)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렇게 불필요한 보험을 해지하고 부채를 상환하는 것으로 50만원의 지출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출산 이후 부족할 수 있는 생활비는 비상금과 인터넷전문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연이율 3.53%)을 만들어 대비하기로 했다. 15%가 넘는 자동차ㆍ카드값 이율보다는 마이너스 통장의 이자율이 훨씬 낮기 때문이다. 변액보험이 빠지면서 부족해진 부부의 노후준비는 연금저축을 통해 대비하기로 했다. 자금은 늘어난 생활비 10만원과 기존 적금액을 10만원 줄여 마련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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