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0 ()
로그인
회원가입
더스쿠프
> 뉴스 > Culture > Art Gallery & Culture
     
침묵이 작품이었네나무와 만나다 展
[260호] 2017년 10월 27일 (금) 10:18:51
이지원 기자 jwle11@thescoop.co.kr
   
▲ ❶ 정현, 서있는 사람, 2015,침목, 가변설치 ❷ 백연수, 크레파스, 2015, 엄나무에 아크릴 채색, 30x30x70㎝ ❸이수홍, ,2006, Inside_Outside_Interside, 느티나무, 40x44x51㎝
나무는 인간과 가장 닮은 재료다. 돌이나 금속과 달리 살아있는 자연의 재료이기 때문이다. 조각 행위의 본질이 ‘깎는 데(Carving)’ 있다면, 나무는 조각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재료이기도 하다. 

정으로 치면 떨어져나가는 돌과 다르다. 나무는 휘고 갈라지는 본연의 저항성이 강하다. 그 자체의 생명력이 강해, 조각가를 압도하거나 조각가의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 ‘조각(Sculpture)’의 어원이 라틴어 ‘나무 조각가(Scuiptores)’에서 비롯된 것처럼, 나무는 조각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실제로 조각가는 나무와 만나고 부딪치고, 나무에 이끌리거나 제어하고, 나무를 기다리거나 몰아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작업한다. 애초에 나무로 무언가를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조각가는 열린 마음으로 나무를 대한다. 그 자체의 생명력을 인정할 때 작품이 다양해진다는 게 조각가들의 말이다. 이런 관계 방식은 한국 조각사의 한 흐름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특정 시대나 인물을 중심으로 하지 않는다. 나무를 대하는 조각가의 태도를 중심으로 한다. 굴복, 동화, 발견, 존중, 대결, 극복, 지배 등 ‘동사형 주제어’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시대와 작가의 작품을 해석한다. 
‘늘 나무를 앞에 끌어다 놓는 작가’ ‘나무로 새로운 생각을 구현한 작가’ ‘나무에 자신을 이입하는 작가’ ‘조형의지를 관철하기 위해 나무를 통제하는 작가’ 등 한국 현대 조각가들의 각기 다른 성향과 태도가 어떻게 작품으로 구현됐는지 살펴본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 정현은 나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침묵은 그 자체가 작품이며, 자갈에 찢기고 위에선 기차가 짓누르는 가운데, 비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수십년을 버텨온 침묵 자체가 이미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재료가 가진 자기 이야기, 스스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전시가 열리는 ‘블루메미술관’도 살아있는 나무를 그대로 품고 있다. 100년 된 나무를 베지 않고 감싸 안은 채로 지은 건물이다. 나무와 인간의 삶이 맞닿은 공간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태초부터 존재해온 하나의 물질로서의 나무와 이를 마주하는 인간으로서의 조각가를 돌아본다. 한국 현대 목조각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1월 5일까지 열린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 스쿠프(The Scoop)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이지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많이 본 기사
1
경기도 상가 공실률 뚝 떨어진 까닭
2
CJ헬로비전, 본사 잘못 위탁업체에 떠넘기려다 안 먹히니 ‘돈다발’
3
[Company Insight] CJ제일제당, M&A 하나로 두마리 토끼 잡을까
4
금리상승기 두가지 리스크
5
[生生 스몰캡] 2차전지 기술력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6
[실전재테크] 눈 딱 감고 종신보험 잘라냈더니…
7
IoT가 낯설어진다 … 5년 후엔 5년 전처럼
Current Economy
CJ헬로비전, 본사 잘못 위탁업체에 떠넘기려다 안 먹히니 ‘돈다발’
CJ헬로비전, 본사 잘못 위탁업체에 떠넘기려다 안 먹히니 ‘돈다발’
[Weekly Issue] 선물보따리 받은 트럼프 실익인가 소탐대실인가
[Weekly Issue] 선물보따리 받은 트럼프 실익인가 소탐대실인가
오리온 오너 일가 위해 정관 바꿨나
오리온 오너 일가 위해 정관 바꿨나
편의점 가공식품, 유통기한 관리 안 되는 이유
편의점 가공식품, 유통기한 관리 안 되는 이유
[Weekly Issue] 서울 아파트값 껑충 가계부채대책 힘 빠졌나
[Weekly Issue] 서울 아파트값 껑충 가계부채대책 힘 빠졌나
회사소개만드는 사람들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영등포구 경인로 775  에이스하이테크시티 2동 17층 1704호  |  대표전화 : 02)2285-6101  |  팩스 : 02)2285-6102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 02110 / 서울 다 10587  |  발행인·대표이사 : 이남석  |  편집인 : 윤영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병중
Copyright © 2011 더스쿠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