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임차인 중요한 이유

‘목 좋은 곳’이 좋은 투자처라는 건 옛말이다. 임차인의 수완에 따라 안 좋은 입지조건을 극복하고 상권과 상가의 가치를 높이는 경우가 많아서다. 부동산 가격이 정체되면서 시세차익보다 임대수익을 노려야하는 요즘 같은 시기엔 어떤 임차인을 선택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 임차인의 영업수완은 상가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사진=뉴시스]

‘1주住ㆍ2땅土ㆍ3상商’. “주택투자가 가장 쉽고, 토지투자는 다음, 상가투자가 가장 어렵다”는 뜻의 부동산 투자 격언이다. 그럼에도 상가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초강력 주택 규제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 격언에서 보듯 상가투자는 결코 쉽지 않다. 따져봐야 할 변수가 수두룩해서다. 상가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취향이나 트렌드가 수시로 변하는 것도 리스크 요인이다.

그럼 상가에 투자할 땐 어떤 전략을 펴는 게 좋을까. 상가 재테크의 성패는 임대수익을 창출하는 건물의 공간을 어떻게 메울지에 달려있다.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상가에 투자할 때 시세차익보다는 임대수익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간에 가치를 불어넣을 수 있는 질 좋은 우량 임차인을 찾는 게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한마디로 ‘임차인’이 상가 투자에 바로미터라는 얘기다.

실제로 상가가 건물 뒷면이나 이면도로에 있어도 유능한 임차인만 있다면 걱정할 게 없다. 이태원 경리단길에 있는 ‘장진우식당’은 좋은 예다. 이 식당은 허름한 데다 뒷골목에 있지만 철저한 상권분석을 통해 이끌어낸 독특한 콘셉트와 인테리어로 손님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임차인이 상가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문제는 좋은 임차인을 어떻게 고르냐다. 혹자는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면 좋은 임차인’이라고 말한다. 단견短見이다. 높은 임대료는 연체 가능성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좋은 임차인을 찾는 첫째 방법은 시설 투자 수준을 보는 것이다.

시설투자가 많은 업종의 임차인은 그렇지 못한 업종의 임차인보다 각종 변수를 꼼꼼하게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간 만큼 가게 운영을 소홀히 하지 않을 공산도 크다.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시설투자 수준이 높은 임차인을 찾는 게 유리하다.

둘째, 임차인의 지불 능력을 따져야 한다. 인지도 높은 브랜드나 은행, 병ㆍ의원 등이 좋은 임차인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는 새로운 임차인을 찾을 때도 도움이 되는 변수다. 좋은 임차인은 매장 승계자에게 과도한 권리금을 요구하지 않는다. 가령, 24시간 무인 금융점포 대부분은 해당 기업이 임대차 종료를 원하더라도 점포 보증금을 돌려받는 선에서 정리한다.

마지막은 임차인의 장사 경험이다. 상가 수익을 분석할 때 보증금ㆍ월세와 같은 경제적 수치에만 집착해선 안 된다. 장사는 입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임차인의 운영능력에 따라 입지가 좋지 않아도 상권이 활발해질 수 있고, 좋은 입지가 빛을 발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임차인의 경영능력ㆍ수완을 감안해 중장기적 임대차 안정성을 검증해야 하는 이유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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