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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 고객 불평을 웃으며 맞아라고객 불평은 큰 기회다
[261호] 2017년 11월 02일 (목) 08:11:14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 고객의 불평은 기회일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제품에 문제가 있어 기업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전화번호를 찾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연결도 잘 안 된다. 어쩌다 연결이 되면 변명하거나 회피하기 바쁘다. 이래서야 되겠는가. 고객의 불평불만은 어쩌면 기업에 기회다. 잘만 대응하면 평생고객 한명을 확보할 수 있다. 어떤가. 이제 시스템을 갖추고 고객 불만을 기다려야 하지 않겠는가.

몇년 전 일본 출장을 계획했다가 메르스 때문에 취소된 적이 있다. 취소수수료가 비싼 할인항공권을 구입했던 탓에 출발 열흘 전까지 티켓을 취소해야 했다. 필자는 출발 열하루 전 저녁 무렵에 해당 여행사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모든 전화가 통화 중이었고 “잠시 기다리라”는 멘트가 반복되다가 저절로 전화가 끊어지고는 했다.

열번 쯤 전화를 걸다가 포기하고 다음날 아침 다시 전화를 걸었다. 여전히 모든 회선이 통화 중이었다. 오전 수업을 끝내고 다시 전화해도, 점심을 먹고 다시 걸어도 “통화 중”이라는 멘트만 되풀이됐다. 인터넷으로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 다른 번호로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겨우 겨우 여행사 담당자와 전화가 연결된 것은 오후 4시. 이때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담당자는 “연결이 늦어져 미안하다”고 말했다. 필자가 거의 24시간에 걸쳐 50통 가까운 전화를 했다고 하소연했음에도 기계적으로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 티켓은 취소했지만 필자는 다시는 그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는다. 그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려는 친구들도 말린다.

어느 기업이든 고객 불평이 아예 없을 순 없다.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거나 직원이 제대로 훈련을 받지 못했거나 고객의 니즈를 잘못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객 중심’을 외치고 시스템을 정비해도 고객이 원하는 바는 제각각 다르다. 특히 오늘날처럼 고객을 위한 발언 창구가 도처에 있는 경우에는 고객 불평을 피할 도리가 없다.

고객과의 문제가 생기면 직원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두려워하게 된다. 행여 불이익을 받을까봐 상사에게 문제를 숨길 수도 있고 어떻게든 책임을 피하려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문제든 숨기면 숨길수록 더 커진다. 매장에서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언론으로, 민간 소비자단체로 옮겨가면서 분노와 짜증은 가속화한다.

가장 중요한 해결 방법은 고객 불평을 ‘빨리’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처하고, 자주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거다. 고객의 마음에 공감과 배려를 표현하고, 상황을 설명하고, 보상을 제의하고, 개선을 약속하는 것이 적절하다.

책임을 일선 직원에게만 전가해서도 안 된다. 위에서 언급한 여행사의 경우, 질병이 발생하거나 태풍처럼 티켓취소 요구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때엔 당연히 전화회선을 일시적으로라도 늘리든지 인터넷 예약취소 시스템을 갖추든지 해야 한다. 일선 직원을 훈련하는 건 다음 일이다.

불평하는 고객은 그 회사나 제품에 미련이 남은 고객이다. 미련이 없는 고객은 말없이 떠나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니 문제를 해결해주면 불평고객은 애호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가 나를 존중했다고 느꼈을 것이고, 미래에 불확실한 위험이 발생하더라도 잘 해결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 지금이라도 시스템을 갖추고 직원을 훈련하고 고객 불평을 기다려라. 고객 불평은 큰 기회다.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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