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와 비호❷] 제2의 조희팔 사건, 누가 뒤를 봐줬나
[꼬리와 비호❷] 제2의 조희팔 사건, 누가 뒤를 봐줬나
  • 강서구 기자
  • 호수 261
  • 승인 2017.11.01 0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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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S홀딩스 사건에 숨은 덫
▲ IDS홀딩스 사기사건이 정·관계 로비의혹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 불리는 IDS홀딩스 사기사건의 불똥이 정ㆍ관계 중심부로 튀고 있다. 구은수 전 서울경찰청장이 IDS홀딩스의 뇌물을 받고 청부수사ㆍ인사청탁 등을 들어준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구 전 청장의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배당하고 수사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IDS홀딩스의 뒤를 봐준 권력층은 누구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IDS홀딩스 사기사건의 이면을 취재했다.

피해자 1만2178명, 피해규모 1조855억원.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 불리는 IDS홀딩스 사기사건의 낯뜨거운 면모다.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는 지난 9월 열린 2심 재판에서 ‘특경법(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방판법(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다.

IDS홀딩스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FX마진거래를 첨단금융기법으로 소개하면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월 1~2%, 연 12~24%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 1년 후 원금을 지급하겠다”면서 투자금을 받아냈다. FX마진거래는 두 나라의 통화를 동시에 거래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 수익을 활용하는 외환 거래다. 하지만 실제 거래는 없었다. 후순위 투자자에게 받은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의 원리금을 지급하는 ‘돌려막기식 영업’으로 애먼 투자자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2년 새 눈덩이처럼 불어난 피해

탐욕이 커진 만큼 꼬리도 길어졌고, 숱한 의혹이 쏟아졌다. 사정기관이 나섰다. 검찰은 지난해 9월 IDS홀딩스 본사를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하고 김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올 2월 1심 재판에선 징역 12년, 9월 2심에선 징역 15년형을 구형했다. 검찰로선 ‘머리’를 잡은 셈이다. 그런데 IDS홀딩스 사기사건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나온다. 왜 일까. IDS홀딩스 사기사건의 시작과 끝을 살펴보자.

 

지난해 3월, 약탈경제반대행동 등 시민단체에 이상한 제보가 쏟아졌다.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유사수신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IDS홀딩스가 버젓이 영업을 하면서 피해 규모를 키우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구속기소됐던 김 대표가 기소된 건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2014년 9월 검찰은 672억원 상당의 사기를 치고, 유사수신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김 대표를 불구속기소했다. 지난해 9월엔 ‘특경법’ ‘방판법’이 적용된 반면, 2014년엔 유사수신처벌법(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김 대표는 2015년 6월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다. 2016년 1월 열린 2심 재판에서도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구형받고 8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문제는 재판을 받는 2년여 동안 사기행각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간 IDS홀딩스는 되레 ‘유망 기업’으로 포장됐다.

IDS홀딩스를 미화한 건 미디어들이었다. 2014년 11월 KR선물 인수 소식을 시작으로 2015년 7월 ‘일본법인 개설’ ‘자회사 IDS에너지의 사회적 기업 주유소 오픈’ 등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에도 ‘미국 셰일가스 시추사업 진출(7월)’ ‘홍공법인 인도네시아 누산트라 캐피털증권 인수(8월)’ ‘홍콩 경제지 커버 장식(9월)’ 등의 콘텐트가 온라인 세상을 덮었다. 김 대표의 사기행각은 그렇게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IDS홀딩스의 사기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재판 중에도 영업을 계속했지만 금융당국은 ‘영업을 정지시킬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강 건너 불구경만 했다. IDS홀딩스의 사기 행각에 제동이 걸린 건 검찰의 본사 압수수색이 단행된 2년 후였다. 그제야 IDS홀딩스의 FX마진거래가 ‘돌려막기 사기’라는 게 밝혀졌고, 피해자들은 눈물을 흘렸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금융사기사건이 베일에 싸여 있었던 이유는 뻔하다. 비호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첫번째 비호세력으로 지목된 이는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다. 검찰은 10월 20일 구 전 청장을 뇌물수수와 청부수사 혐의로 구속했다. IDS홀딩스 회장 유모씨에게 3차례에 걸쳐 3000만원의 뇌물을 받고 인사청탁과 사건 배당 청탁을 들어준 혐의에서다.

문제는 구 전 청장의 선에서 마무리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구 전 청장에게 인사를 청탁한 유모씨가 정치권 주요 인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의혹을 풀어보면 구체적인 정황이 나온다. 유모씨의 돈을 구 전 청장에게 건낸 이는 야당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IDS홀딩스의 또다른 비호세력이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는 야당 A의원과는 초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B씨는 A의원의 전 보좌관 출신으로 IDS홀딩스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C 전 의원도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IDS홀딩스로부터 3억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C 전 의원과 변호사 B씨는 IDS홀딩스 은닉자금과 관련이 있는 투자회사에서 각각 고문과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시민단체와 피해자들이 IDS홀딩스 사건에 얽혀있는 정ㆍ관계 인물을 강도높게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홍성준 약탈경제반대행동 사무국장은 “구 전 청장의 구속으로 꾸준히 제기했던 IDS홀딩스의 정ㆍ관계 비호세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관련 인물은 물론 의혹을 받고 있는 정치권 인사도 수사선상에 올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관계 로비의혹 밝혀질까

검찰은 구 전 청장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배당했다. IDS홀딩스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윤석열 서울중앙앙지검장도 10월 13일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렇게 말했다. “IDS홀딩스 사건이 지난해 수사 과정에서 나왔지만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느라 깊이 들어가지 못했다. 이번에 새 진영을 갖추고 수사를 하게 됐다.” IDS홀딩스 사건은 1조원이 넘는 피해 규모는 물론 금융당국과 사정당국의 미흡한 조치가 얼마나 큰 피해를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 중대한 사건이다. 머리는 잡혔지만 IDS홀딩스 사건의 숨은 실체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피해자의 눈물을 뽑아놓고 윤기 없는 웃음을 흘리는 비호세력이 누구인지 밝혀낼 때도 됐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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