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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듯 익숙한…멀다 그러나 가깝다 展
[261호] 2017년 11월 03일 (금) 14:07:02
이지원 기자 jwle11@thescoop.co.kr
   
▲ ❶ 건축학 학습(바라간), 2017, 캔버스에 유채, 240×200㎝ ❷ 밖, 2017, 캔버스에 유채, 19×27㎝ ❸ 건축학 학습, 2017, 캔버스에 유채, 70×70㎝
‘멀다 그러나 가깝다.’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의 저서에 등장하는 문구다. 그는 이 말로써 ‘아우라’라는 개념을 설명했다. 예술작품에 있어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 무엇을 가리키는 아우라.

독일의 현대 미술가 팀 아이텔(Tim Eitel)은 세상의 모든 사람과 사물에도 고유한 ‘아우라’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가까이 존재하지만 유심히 살피지 못하고 지나친 대상을 주제로 한다. 인식 밖에 있던 대상을 화폭에 담아 새롭게 각인하려는 시도다. 쓸쓸히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 외롭게 등을 돌린 사람, 노숙자처럼 소외당한 듯한 존재가 주로 그의 화폭을 채운다.

삶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이들처럼 아름답지 않다고 여겨지는 존재조차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모든 존재를 의식
인식하고 각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자 한다. 이런 시도는 ‘내부’와 ‘외부’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화면 안에 있는 개인과 화면 밖에 있는 개인, 인식할 수 있는 대상과 인식하지 못하는 대상…. 그 안팎을 넘나들며 아름답지 않아도 완전한 삶을 이루는 풍경을 담아낸다.

팀 아이텔은 공간을 넘어서 시간을 탐구한다. 공간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은 곧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는 다양한 방식으로 시간을 연구해 캔버스에 펼친다. 차분한 색조와 안정감 있는 붓질은 서정적인 분위기를 불러일으킨다.

화면 속 배경과 인물이 낯이 익어 한참 들여다보게 되는 건 팀 아이텔의 작업 방식 때문이다. 그는 평소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스냅샷을 찍고 이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배경을 간소화하고, 절제된 구성으로 화면을 만든다. 이렇게 편집된 화면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을 준다. 
작품을 보는 이는 처음엔 낯설어 거리를 두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함을 느끼고 화면에 집중하게 된다. 보편적인 대상과 배경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게 그려, 관람객이 작품에 자신을 투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그의 작품 포인트다.

팀 아이텔은 ‘신라이프치히 화파’로 이는 회화의 기초, 구성, 색을 중요시한다. 또 관찰자적 태도로 자아와 사회를 분리해 인간 존재의 의미를 주로 다룬다. 작품 안에서 제3자가 되어 자신을 돌아보는 경험이 될 것이다. 팀 아이텔의 신작 11점은 학고재 갤러리에서 11월 12일까지 전시된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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