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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TB투자증권과 권성문 회장 개인회사 무슨 관계인가권성문 KTB증권 회장의 수상한 개인회사 ‘통 그룹’
[262호] 2017년 11월 08일 (수) 12:07:23
김다린 기자 quill@thescoop.co.kr

KTB투자증권의 수장은 권성문 회장이다. 흥미롭게도 권 회장은 수없이 많은 개인회사를 거느린 ‘통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 중엔 권 회장의 자녀들이 85%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곳도 있다. KTB투자증권 측은 “개인회사이기 때문에 KTB투자증권과 상관이 없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KTB투자증권과 통 그룹의 주요 임원이 겹친다는 점이다. 2014년엔 두 기업간 내부거래도 있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권 회장의 수상한 개인회사를 단독 취재했다.

   
▲ 권성문 KTB금융투자 회장의 개인회사 통 그룹은 날이 갈수록 몸집이 커지고 있다.[사진=아이클릭아트]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은 KTB금융그룹의 수장이다. KTB자산운용, KTB PE, KTB네트워크, KTB신용정보 등 계열사 지분을 100% 보유한 KTB투자증권의 최대주주(지분율 20.22%)가 바로 그다. 이 기업 집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55개. 우리나라 최고 기업집단인 삼성전자의 계열회사가 60개, LG그룹의 계열회사가 57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많은 수다.

흥미로운 건 이중 절반의 회사가 권성문 회장과 직접 관련이 있다는 점. 권 회장의 개인회사는 꽤 많다. 도서출판 기업인 거북이북스, 게임회사인 펀트리, 온라인결제서비스인 플레이통, 미술 전시업을 하는 크리에티브통 리조트 사업을 하는 캠프통, 박물관 ‘트릭아트뮤지엄’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티브통 등 20여개에 이른다. 업계는 이들 기업을 ‘권 회장의 통 그룹’으로 묶는다.

금융업계 사람들은 이런 통 그룹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본다. 금융투자회사 개인 오너 중 이 정도 규모의 개인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이는 없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회사의 경영인이 여러 개인회사까지 보유하면서 챙기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증권사가 수익 다각화를 위해 벤처 투자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지만 권 회장은 개인 차원의 행보라 의아하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이 이런 외유를 하는 이유는 뭘까. KTB투자증권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자. “KTB투자증권의 뿌리가 벤처투자다. 권 회장 역시 기업 투자로 이름을 날렸다. 통 그룹 기업들이 맡은 레저ㆍ미술ㆍ문화 영역은 권 회장이 예전부터 관심과 애정을 갖던 분야다.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분야가 아닌데도 직접 투자한 이유다. 작은 기업을 키워 탄탄한 중소기업을 만드는 게 목적이다. 이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다는 게 권 회장의 생각이다.”

실제로 권 회장의 별명은 모두 벤처 투자와 관련이 있다. ‘벤처 투자의 귀재’ ‘인수ㆍ합병(M&A)의 대가’ ‘벤처 업계의 큰손’ 등이다. 권 회장은 1990년대 벤처 투자를 시작한 이후 수많은 대박 신화를 일궜으며 개인적으로도 엄청난 수익을 남겼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옥션과 온라인 취업 사이트인 잡코리아의 투자로 1000억원 이상의 거액을 손에 쥔 건 유명한 일화다.


   
 

KTB투자증권 역시 마찬가지다. 1999년 공기업인 한국종합기술금융을 인수해 KTB네트워크로 사명을 바꾸고 한국형 벤처 투자의 산실이 됐다. 2008년 출범한 KTB투자증권의 뿌리도 여기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권 회장의 개인 회사 투자는 언뜻 별일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통 그룹이 조성되는 시점을 보자. 통 그룹의 핵심 기업은 ‘통유니버스’다. 해우리, 제주유니버스, 스마트인피니, 펀트리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통 그룹은 통유니버스를 ‘지주회사’라고 설명한다. KTB투자증권의 사업보고서에 ‘통’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최초의 기업이기도 하다. 통유니버스는 자본금 5억2000만원으로 2012년 6월 설립됐다.

이 시기는 권성문 회장에게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2011년 야심차게 금융업계에 출사표를 던진 권 회장은 KTB투자증권을 당기순이익 121억원짜리 회사로 만들었지만 이듬해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통 그룹에 손을 대기 시작한 2012년 당기순이익(128억원) 성장이 멈췄고, 2013년엔 404억원의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강남 역삼지점을 폐쇄하고 압구정금융센터와 통합하는 등 KTB네트워크 곳곳에 낀 군살을 뺐지만 소용 없었다. 주가 역시 곤두박질을 쳤다. 2012년 7월 중에는 1775원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다. 출범 당시 주가가 9000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한 셈이었다.

회사가 대규모 적자를 내는 사이 권 회장은 통 그룹에 애정을 쏟았다. 이는 ‘통’을 만드는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이 회사의 뿌리는 공연ㆍ전시 및 영화 관람권 판매대행 사이트인 티켓링크(맥스무비에서 사명 변경)다. 2013년 티켓링크의 티켓사업 부문을 매각하고 남은 게 바로 ‘통’이다.

2010년 자본금 27억원의 불과했던 티켓링크는 권 회장의 회사인 ‘통’이 된 2014년 이후 몸집이 커졌다. 현재 자본금은 94억원에 이른다. 그사이 권 회장은 36.58%에 불과하던 통의 지분율을 99.79%까지 끌어올렸다.

증권사 휘청이는 사이…

통 그룹의 몸이 본격 커진 건 2015년부터다. 지주사인 통유니버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단행됐고, 계열사가 줄줄이 생겼다. 아쿠아월드, 캠프통유니버스, 캠프통, 라이프스타일통 4개의 계열사가 생긴 것도 이 무렵이다. 4개 계열사의 자본금을 합치면 93억5000만원에 달하는데, 모두 권 회장이 100% 출자한 통유니버스를 통해 탄생했다.

   
 

공교롭게도 그사이 KTB투자증권은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주원 전 대표, 강찬수 전 대표, 박의헌 전 대표 등 CEO가 물갈이됐고, 실적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권 회장이 개인회사에 투자를 쏟기에는 타이밍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권 회장이 증권 업무에 열정을 쏟지 않았다면 2015년 턴어라운드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기업에 대한 투자는 권 회장이 KTB금융그룹을 일구기 전부터 일상적으로 해오던 일”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KTB투자증권과는 관계없는 권 회장 개인의 활동”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다르다. 무엇보다 KTB 회사 임직원이 통 그룹의 성장을 돕고 있다. 최희용 KTB투자증권 부사장은 통유니버스(비상근이사), 펀트리(감사), 제주유니버스(감사) 등에 이름이 올라 있다. 정영철 KTB투자증권 상무는 펀트리(비상근이사), 거북이북스(비상근이사), 크레이티브통(비상근이사), 스마트인피니(감사), 크리에이티브통제주(비상근이사) 등 무려 12개 회사에 감사 혹은 비상근이사라는 직함을 달고 있다.

금융소비자 뒷전 되면 어쩌나

내부거래도 있었다. 2014년 KTB투자증권은 통유니버스에 1억원의 가치가 있는 도메인 주소를 팔았다. 연결고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상품권을 발행하는 통 그룹의 계열사인 플레이통의 주주는 권 회장의 자녀들이다. 이들 지분을 다 합하면 85%다. 플레이통은 지난해 매출 82억원, 당기순이익 2억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다. 온라인 선불카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버스통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권 회장의 자녀 중 1명은 크리에이티브통의 브랜드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를 두고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렇게 반박했다. “겸직 중인 임원은 권 회장과 각 통 그룹 회사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뿐이고 보수를 받지도 않는다. 통 그룹의 경영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맡아서 운영 중이다. 금융 업무와 관계없이 벤처투자에 대한 열정과 선의善意로 권 회장이 사재를 동원해 투자한 게 통 그룹이다.”

하지만 회사 측 주장대로 통 그룹이 ‘벤처 투자’의 속성에 맞는 것도 아니다. 벤처 기업은 첨단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해 신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을 말한다. 그런데 통 그룹이 발을 뻗은 곳은 레저ㆍ문화ㆍ미용 등으로 이미 중소기업 위주로 생태계가 구성된 시장이다. 그렇다고 통 그룹이 이 시장에 혁신 기술을 적용한 것도 아니다. 더구나 그룹 내에 벤처 투자를 담당하는 기업은 따로 있다. KTB네트워크다.

물론 “기업 오너가 직접 출자해 개인 회사를 운영하는 게 뭐가 이상한가”라는 반론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금융 산업에서 오너는 단순한 오너가 아니다. 금융투자회사에는 투자자들의 자산이 걸려 있다. 대주주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오너가 스스로의 이익을 중심으로 움직이다보면 금융소비자의 이익은 뒷전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에만 따로 ‘대주주 적격 심사’를 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흥미롭게도 통 그룹의 경영 철학은 KTB투자증권의 철학과 닮았다. 통 그룹이 설명하는 경영 철학을 들어보자. “임직원간의 공유와 소통, 신뢰의 중심가치로 놀고, 꾸미고, 먹고, 자는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재미와 창조(Fun & Creativity)’ 라는 모토를 내건 KTB투자증권의 경영철학 역시 ‘Fun 경영’이다. 직원이 즐거워야 고객도 즐겁다는 거다. 직원과 고객이 즐거울수록 크게 웃는 건 권 회장이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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