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별 소비관

‘온리프라이스(Only Price)’. 롯데마트가 이마트의 ‘노브랜드’에 대적하기 위해 출범한 자체 브랜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온리프라이스의 성공 가능성을 두고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문제는 네이밍. 품질보다 가격에 중심을 뒀던 과거 세대에겐 효과가 있었겠지만 요즘 세대는 가격보다 가치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소비관은 변한다.

가심비價心比. 제품을 사는데 들인 비용에 비해 마음이 얼마나 만족했는지를 뜻하는 말이다. 이전까지 소비 활동에서 가성비價性比(가격 대비 성능)가 중요했다면 최근엔 가심비에 역점을 두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가격ㆍ성능 중심의 소비관에서 가치 중심의 소비관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소비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도 가심비와 무관치 않다. 과거엔 중간 가격대의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고 저가·고가제품은 상대적으로 덜 팔렸다.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 이준영 상명대(소비자주거학) 교수는 “저가ㆍ고가 제품이 잘 팔리는 건 소비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생필품을 저렴하게 산 뒤 관심 있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는 소비형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치소비를 즐기는 세대별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그 양상은 다소 다르다. 10~20대는 다이소 같은 저가상품숍에서 모든 돈을 탕진해 저가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일명 ‘탕진잼’족이 늘고 있다. 자금 상황은 좋지 않지만 적은 돈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20~30대에는 작은 사치를 즐기거나 자기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포미족’이 많다. 중장년층의 경우 과거 희생의 아이콘에서 지금은 여가·소비생활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 ‘어반 그래니’로 거듭나고 있다.

브랜드 선호도 역시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젊은 세대는 재미있는 콘텐트가 담겨있거나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다면 브랜드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 되레 특정한 한 상품이 유행처럼 번진다면 그 상품의 소비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중장년층은 유명 브랜드를 선호한다. 유행하는 아이템은 꼭 소비해야 하는 게 X세대의 특징이다. 

 

 

고준영ㆍ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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