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두의 한방비수론

▲ 특정한 맛이 당기는 이유는 몸이 그걸 원해서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인체의 세포수는 보통 60조~100조개다. 1초에 500만개 정도가 사라지고 다시 태어난다. 대개 1년 이내에 90% 정도가 재생되고 크게 5년 단위로 거의 모든 세포가 새로운 세포로 대체된다. 세포만 본다면 5년 만에 만난 친구는 그때 그 친구가 아닌 것이다. 거꾸로 말하면 5년만 본인에게 맞는 좋은 음식을 챙겨먹으면 건강한 몸을 찾을 수 있다. 그럼 그 음식이 내 몸에 맞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 답 또한 내 몸이 안다. 
 
첫째, 입맛에 맞아야 한다. 몸에 좋은 음식이 입에 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환자의 질병과 몸에 맞는 처방을 하면  쓴 약도 쓰지 않다고 한다. 사례를 들어보자. 신경을 많이 쓰거나 속상한 일이 있으면 화병 탓에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올라오거나 입이 쓰고 잠을 못자는 경우가 있다. 이때 화를 내리고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맛이 쓴 ‘황련’이라는 약재를 쓴다. 병증이 호전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쓴 것을 잘 못 먹는데도 이 약은 먹기 좋다”고 한다. 
 
대개 어떤 맛이 당길 땐 몸이 요구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단맛을 좋아하는 이유는 성장에 필요한 음식들이 단맛을 띠고 있어서다. 산모가 신맛을 원하는 이유는 태아에게 필요한 비타민이나 미네랄을 좀 더 많이 섭취하기 위해서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가슴이 답답할 때 맵고 자극적인 음식이 당기는 건 매운맛의 성질이 뭉친 기운을 흩어줘서 답답함을 해소하기 때문이다. 
 
둘째, 소화가 잘 되고 속이 편해야 한다. 소화는 물질을 잘게 미분화하는 과정이다. 어떤 음식을 먹었는데 소화가 안 되는 것은 그 음식이 몸에 맞지 않다는 신호다. 좋은 음식이라고 먹었는데 속이 더부룩하거나 메슥거림, 속쓰림, 가스가 차는 느낌이 들면 나에게는 안 맞을 가능성이 높다. 
 
셋째, 잘 배설해야 한다. 대소변은 내가 먹은 음식의 종점이다. 설사를 유발하는 음식은 장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빨리 배출되는 것이다. 이때 지사제를 먹어서 설사를 멈추게 하면 외레 독소가 장에 머물러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변비가 지속된다면 평소 식단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변비는 내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습관적으로 먹어서 생기기 쉽다.
 
일반적으로는 육류 위주로 섭취하거나 섬유질이 부족한 경우다. 가스가 많이 차거나 변이 단단하고 냄새가 많이 나면 섬유질 섭취를 늘리고 물도 자주 마시면서 밀가루 음식이나 육류를 줄이는 것이 좋다. 소변을 낮에 불편할 정도로 자주 보거나 야간뇨가 잦으면 커피나 차,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줄여야한다. 
 
주의해야 할 건 이 세가지를 동시에 만족해야만 내게 맞는 적절한 음식이자 건강한 식단이라는 점이다. 병은 의사가 치료하지만, 몸을 아끼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다. 내 몸에 맞는 음식의 선택이 5년 뒤의 내 건강을 결정한다는 걸 잊지 말자.  
김영두 약산한의원 대표원장 yaksan4246@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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