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제약사업 접는 이유

CJ제일제당이 34년 만에 제약사업에서 손 뗄 전망이다. 제약사업을 담당하는 100% 자회사 CJ헬스케어의 매각을 검토 중이라서다. 시장은 그 이유로 재무안전성과 실탄확보를 꼽는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매각으로 두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 숙취해소음료 컨디션을 제조·판매하는 CJ헬스케어가 새주인을 찾을 전망이다.[사진=뉴시스]
숙취해소 음료를 마시는 사람의 절반가량이 ‘컨디션’을 선택한다. 올해로 출시 25년째인 컨디션은 숙취해소음료 시장점유율 1위(매출액 기준ㆍ43%)를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히트제품이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이 컨디션을 제조ㆍ판매하는 100% 자회사 CJ헬스케어의 매각을 타진하고 있어서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일 “CJ헬스케어의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면서 한달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대로 내년 중 매각 절차가 마무리된다면 CJ제일제당은 제약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지 34년만에 사업을 접게 된다. CJ제일제당은 1984년 유풍제약 인수 후 2006년 한일약품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등 헬스케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2014년에는 헬스케어 사업부문을 떼내 CJ헬스케어를 출범했다. 
 
CJ헬스케어는 전문의약품 부문과 H&B (Health&Beauty) 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다 주로 수액, 항생제, 건강기능성음료를 생산한다. 2016년 매출액 5208억원, 영업이익 679억원으로 국내 제약업계 10위권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J헬스케어는 중대형급 제약회사로 지분 매각 가치는 1조원 내외로 추산된다”면서 “매각금의 일부로 CJ제일제당의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순차입금 부담이 상당히 크다. 2016년 기준 순차입금이 5조6525억원으로 불어났는데, 이유는 지속적인 인수ㆍ합병(M&A)에 있다. 이 회사는 올해에만 4월 베트남 가공업체 민닷푸드(150억원), 6월 러시아 냉동식품업체 라비올리(300억원), 브라질 식물성 고단백질 소재업체 셀렉타(3600억원)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설비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도 차입금 부담을 키웠다.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충북 진천에 54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수준의 식품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CJ제일제당이 CJ헬스케어를 매각해 재무안전성과 실탄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은 일단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CJ헬스케어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 11월 3일 이 회사의 주가는 전일 35만6500원에서 37만3500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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