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해밀턴: 연속적 강박 展

▲ ❶ Flower-piece II, 1973, Oil on canvas, 95×72㎝, Hamilton Estate ❷ Self-portrait 05.3.81 a, 1990, Oil on Cibachrome on canvas,75×75㎝, Hamilton Estate ❸ Swingeing London 67 (f), 1968-69, Acrylic paint, screenprint, paper, aluminium and metalised acetate on canvas, 67×85㎝, Tate Purchased 1969
앤디 워홀과 로이 히텐슈타인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팝아트가 1960대에 등장했다면 영국의 팝아트는 그보다 앞선 1950년대에 등장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소비주의 사회가 들어서면서 영국의 팝아트도 시작됐다. 
 
영국 팝아트의 대표 작가 중 한명이 리처드 해밀턴이다. 그는 20세기 중반 현대사회를 새로운 관념과 시각으로 바라봤다. 특히 현대사회의 ‘대량생산’ 이미지에 매료된 그는 인간 욕망의 생성,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미지의 재생산과 작동방식에 주목했다. 
 
현대사회의 비판적 관찰자이자 참여자였던 리처드 해밀턴은 오랜 시간 강박에 가깝게 주제에 천착했다. 한가지 이미지와 주제를 지속적으로 재해석해 일련의 작품으로 재제작하는 게 리처드 해밀턴의 대표적인 작업 방식이다. 그는 그 과정에서 이미지와 기술적 방식의 관계를 끝없이 탐구하고 실험했다. 이 때문에 리처드 해밀턴의 연작은 각각의 이미지와 그 의미가 갖는 본질을 탐색하는 과정이 누적된 거라 할 수 있다.
 
그의 연작들은 소재나 주제가 광범위하다. 가정용 전자제품부터 꽃, 팝스타, 정치범까지…. 약물 소지 혐의로 체포되는 로큰롤 스타 믹 재거(Mick Jagger), 아일랜드 공화국 군수감자들의 감방 내 시위 모습, 납치되는 순간의 이스라엘 핵연구원 등 신문의 지면에서 차용한 이미지를 수십년간 작품 소재로 삼기도 했다. 또 디자인과 기술에 매료된 그는 토스터, 진공청소기, 냉장고 등 가정용 전자제품의 잡지 광고 이미지도 자주 소재로 사용했다. 
 
2011년 리처드 해밀턴이 타계한 후 영국 테이트 미술관에선 대규모 회고전을 열어 팝아트의 기원을 연 그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드물었다. 이번 전시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리처드 해밀턴의 개인전이다. 
 
하지만 리처드 해밀턴의 총체적인 작업을 시사적으로 다룬 회고전은 아니다. 특별한 방식으로 작가의 궤적을 살핀다.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60여년의 시간을 클로즈업해 작가의 특정 작품군이나 연작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확장해온 리처드 해밀턴의 다층적 작업세계를 발견하는 기회가 될 이번 전시는 2018년 1월 2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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