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두의 한방비수론

▲ 땀을 흘린 후 기력이 떨어진다면 무리한 감량을 꾀하면 안 된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땀은 체온조절과 노폐물의 배설을 위해서 땀샘에서 분비되는 체액이다. 구성성분은 99%가 물이고 나트륨, 염소, 칼륨, 질소함유물, 젖산, 요소 등이다. 한의학에선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땀을 모공 밖으로 밀어내는 에너지인 양기陽氣에 주목하고 땀을 이용한 치료법(한법汗法·땀을 내어 치료하는 방법)을 실제 임상에서 많이 응용하고 있다.

한법은 사우나, 운동, 더울 때 나는 땀뿐만 아니라 실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땀을 나오게 할 수 있는 일체 행위를 모두 포함한다. 보통 성인의 1일 수분배출량은 오줌 1000~1
500mL, 대변 100mL, 불감증설不感蒸泄(폐나 피부를 통한 수분증발, 피부에서 70% 정도 발생) 900mL 정도다.

인체에는 200~400만개의 땀샘이 존재하는데,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 에크린 땀샘과 아포크린 땀샘이다. 에크린 땀샘은 전신에 분포하는 일반적인 땀샘으로, 체온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포크린 땀샘은 겨드랑이 밑, 젖꼭지, 배꼽, 외음부, 항문주위에 분포한다. 대부분의 새나 동물들은 땀샘이 존재하지 않아 호흡으로 체내 열을 조절한다. 동물에 비해 털이 없는 인간은 지구상에서 에크린 땀샘이 가장 많이 발달했다.

살이 찌면 자연스럽게 땀이 많아진다. 지나친 피하지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사장애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자기 방어기전이라 할 수 있다. 지방은 에너지원이면서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과다한 지방으로 혈관에 노폐물이 쌓였을 때다. 혈액 순환이 나빠지고 장기들은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므로 체내에 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때 나는 땀은 과열된 몸내부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꼭 필요하므로 불편하다고 인위적으로 막아버리는 치료를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반드시 치료해야할 땀도 있다. 첫째는 잘 때 나는 땀이다. 수면 중에 나는 땀을 도한盜汗이라 표현한다. ‘도둑처럼 몸의 기운을 훔쳐가는 땀’이라는 뜻이다. 대개 피로가 누적되거나 스트레스가 심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할 때 발생한다.

둘째, 땀을 내고 난 후의 컨디션을 잘 살펴야한다. 살찐 사람 중에는 땀을 흘린 후에 지치고 힘든 사람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사람을 존영인尊榮人이라고하는데, 과거의 뚱뚱한 부잣집 마나님을 연상하면 된다. 기름진 음식을 잘 먹고도 활동량이 적어서 살이 무르고 기력이 없으며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면서 저린 증상이 있는 사람이다. 요즘으로 치면 비만 체질에 해당한다.

‘존영인’은 살을 빼려고 열심히 운동하면 오히려 땀으로 양기가 빠져나가 피로가 심해지면서 붓고 체중도 증가할 수 있다. 이때는 힘든 운동보다는 가벼운 스트레칭 정도에 기력을 보강하는 처방을 해야 건강도 회복되고 체중도 줄일 수 있다. 이런 분은 감량에만 초점을 맞춘 시중의 다이어트를 하면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김영두 약산한의원 대표원장 yaksan4246@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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