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 주가 상승세 괜찮나

한미약품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지난해 터졌던 악재를 어느 정도 해소하자 투자자들이 다시 모여들고 있다. 문제는 지금 주가에도 버블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미약품 주가의 ‘버블론’을 살펴봤다.

▲ 한미약품이 지난해 터진 악재를 일부 털어내고 주가를 회복했다.[사진=뉴시스]

57만9779원. 지난해 9월 29일 한미약품 내부에 첫번째 이상신호(베링거인겔하임과 맺은 기술수출 계약 파기)가 울리기 직전의 주가(종가 기준)다. 이후 악재가 맞물리면서 올 1월 2일 한미약품의 주가는 26만6044원까지 떨어졌고, 전문가들은 “당분간 한미약품의 주가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랬던 한미약품의 주가가 최근 춤을 추면서 가파르게 치솟았다. 지난 15일 장이 닫힌 뒤 한미약품의 주가는 58만8000원. 1년1개월 만에 사건이 터지기 이전 수준의 주가를 회복한 셈이다. 한미약품의 주가가 급등한 데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터진 악재 중 일부를 털어냈다. 지난해 12월 7일 중단된 미국 제약사 얀센과의 임상실험이 최근 재개됐다.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도 같은달 28일 중단했던 임상실험을 올 하반기에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5년 2월 기술수출한 신약은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에 수출한 내성표적 항암신약 ‘포지오티닙’의 임상2상 결과를 세계폐암학회(WCLC)가 인정한 것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기존의 치료제와 다른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라면서 “의미 있는 데이터가 나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성과를 십분 감안하더라도 한미약품의 지금 주가는 거품이 끼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술수출한 7개의 파이프라인이 모두 다음 임상단계로 진입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적당한 주가 수준은 50만원 정도”라면서 “더구나 일부 신약은 2018년 하반기 이후에나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 중 임상1상 단계는 2개, 임상2상은 3개, 임상3상은 1개다. 전前 임상단계는 1개다. 임상1~3상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확률은 각각 66%, 40%, 50%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상3상에 진입한다고 해도 적어도 2~3년은 지나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란 듯이 신약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최근 한미약품의 폐암신약 ‘올리타’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약가경쟁을 펼치고 있는 게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버블은 소리없이 커지고, 소문없이 터진다. 한미약품의 성과, 아직은 지켜볼 때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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