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팍박사 튼튼건강

 
가을이 깊어졌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거리에 낙엽이 쌓이면 중년들의 가슴에는 우수憂愁가 깃든다. 중년들의 어깨는 축 처지고 힘이 빠지게 마련이다. 이럴 땐 땀 흘리며 운동하는 것이 상책이다. 가까운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거나 동네 산책길을 걷는 것도 좋다.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운동은 등산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복병이 나타난다. 퇴행성관절염이다. 아무리 운동이 좋아도 무릎에 통증이 생기면 집안에 틀어박혀 있을 수밖에 없다. 사실 중년 이후가 되면 등산을 할 때에도 특히 무릎 관절에 바짝 신경을 써야 한다. 오르고 내릴 때 너무 속도에 욕심을 내지 말고, 천천히 바른 자세로 산행을 해야 하는 것이다. 
 
초기의 퇴행성관절염이나 가벼운 관절 통증은 침술만으로 호전시킬 수가 있다. 무릎뿐만 아니라 허리, 발목, 뒷목, 어깨, 팔꿈치, 손목의 통증, 전신의 관절, 근골격계 통증은 한의사의 전문적인 침 치료로 부작용 없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침의 효과는 미국 내과학회(The 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도 인정하고 있다. 2017년 2월 14일 미국 내과학회는 요통치료가 필요할 땐 침과 도인요법, 레이저 침, 추나 치료, 운동요법 등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을 권고했다. 
 
만성적인 무릎 퇴행성관절염 또한 수술 없이도 침과 연골한약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이때 시술은 일반적인 시침이 아니라 관절강關節腔 내에 깊숙이 침을 넣어 환부를 자극하는 방법을 쓴다. 이른바 ‘무릎관절강봉약요법’이다. 
 
관절강은 서로 마주하는 뼈와 뼈의 틈새다. 관절낭關節囊으로 싸여 있는 윤활유와 같은 활액이 있는 내강內腔을 말한다. 관절은 많이 사용하는 부위라서 신진대사가 원활하므로 항상성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과도한 사용으로 조직이 위축되거나 어혈瘀血(타박상 따위로 살 속에 피가 맺힘), 습담濕痰(습기가 몸 안에 오래 머물러 있어서 생기는 담)과 같은 노폐물이 쌓이면 소통이 안돼 관절이 부드럽지 못하게 변한다.
 
점차 뼈에서는 골극骨棘(뼈가 극도로 약해지는 병)이 형성되고 인대와 연골은 영양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탄력을 잃고 얇아진다. 관절 본연의 완충 작용에 저하가 발생해 조금만 충격이 가해져도 연골에 파열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모든 변화는 궁극적으로 통증이라는 자각증상으로 나타나 보행을 어렵게 만든다.  
 
▲ 무릎관절강봉약요법은 관절강關節腔에 침을 넣어 환부를 자극하는 방법이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이때 관절강에 직접 봉약을 시침하는 온경통락溫經通絡(혈행을 원활하게 하면서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방식)으로 관절강과 무릎 주변의 소통을 원활히 하고 염증을 제거하며 연골과 뼈에 활력을 주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수술을 안 하고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최상의 방법이 되는 것이다. 
 
무릎관절강봉약요법은 자입하기 좋은 내슬안과 외슬안, 즉 독비혈을 선택한다. 더불어 무릎관절 주변의 균형이 무너져 나타나는 압통처에도 봉약침을 주사한다. 봉약은 살아있는 벌을 직접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채취된 것을 정제 희석해 사용하므로 열나고 붓고 가려운 알레르기 반응이 적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참을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봉약은 체내에서 분해돼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에 작용만 있고 중독이나 축적되는 부작용도 없다. 특히 봉약침 시술은 관절강에 직접 주입하기에 반드시 1회용 소모품들을 사용하며 멸균 소독을 철저히 실시한 후 자입한다.
 
서양의학에도 관절강 내에 주사를 놓는 치료법이 있긴 하지만, 염증을 억제할 목적으로 주로 연골주사로 알려진 히알루론산이나 뼈주사로 알려진 스테로이드호르몬을 사용한다. 스테로이드호르몬은 일시적인 진통효과는 있으나 관절연조직의 손상이 빨라지고 여러 후유증을 일으킨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봉약침의 온경통락 작용을 퇴행성관절염에 응용해 보다 더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비슷하게 보여도 전혀 다른 접근법이다. 다만 봉약은 가렵고, 가벼운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상태를 봐가며 시술 횟수와 농도를 조절해야 한다. 특히 관절강 치료는 숙련된 한의사만이 할 수 있는 매우 전문적인 시술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관절 안은 혈액이 희박한 폐쇄강閉鎖腔으로 돼있어 세균 감염에 취약하다. 주사에 사용하는 약이나 주사기, 침은 철저하게 무균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시술자의 피부 또한 철저하게 소독해야 한다. 시술 후에도 침이나 주사 자국에 세균이 침입하지 않도록 청결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당뇨병이나 인공투석 중인 환자, 스테로이드호르몬을 복용 중인 환자는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약한 상태이므로 한층 더 주의가 필요하다. 
김종옥 튼튼마디한의원 수원점 원장 dongifam@ttjoint.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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