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싱글남성의 재무설계

“100에서 나이를 뺀 만큼 투자하라.” 100에서 나이를 뺀 수가 지금의 현재 나이에 맞는 투자비율이라는 ‘100-나이 법칙’이다. 만약 보수적이고 안정을 추구하는 타입이라면 이걸 다시 2로 나누면 된다. 이 법칙에서 중요한 건 나이가 들수록 투자비율이 줄어든다는 거다. 투자도 때가 있으니 무턱대고 저축만 할 게 아니라는 얘기다.

▲ 목표와 상관없이 이뤄지는 재테크는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35세 싱글남 김명호(가명)씨는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와 열심히 생활하고 있는 전문직 직장인이다. 객지생활하며 돈도 제법 모았다. 지금 살고 있는 원룸 보증금 5000만원 말고도 통장에 5000만원이 더 있다. 입출금 통장에 700만원, 납입하다 중지한 청약통장에도 500만원이 거치돼 있다. 매달 꼬박꼬박 40만원씩 적금도 붓고 있다, 은퇴 후를 생각해 퇴직연금(10만원)과 세액공제 목적의 연금저축(12만원)도 들었다. 여기까진 좋다. 하지만 무작정 저축만 해온 탓에 재무목표와 현재의 재테크 상황이 맞지 않는다.

김씨의 목표는 크게 3가지다. 현재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40만원짜리 반전세 원룸에 살고 있는 김씨는 계약이 끝나는 2년 후에 전세로 옮길 계획이다. 하지만 원하는 오피스텔을 얻으려면 최소 1억5000만원이 있어야 한다. 모아놓은 돈에서 5000만원이 더 필요한 셈이다. 바쁜 생활 탓에 가보지 못한 해외여행(200만원)도 가고 싶다. 아직 좀 먼 얘기지만 7년 후엔 자동차(3000만원)도 바꿀 생각이다.

2년 안에 5000만원을 더 모으려면 은행금리 기준 최소 200만원씩 저축해야 하고, 여행자금 200만원을 마련하려면 8만원씩 모아야 한다. 3000만원짜리 자동차로 바꾸는데도 월 42만원씩 저축이 필요하다. 10% 수익형 상품으로 투자한다고 해도 월 31만원씩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현재 그의 저축은 이런 목표와 상관없이 이뤄지고 있다. 저축을 하는데도 늘 미래가 막연하고 불안하게 그려지는 이유다.

Q1 지출구조

 

김씨의 월 소득은 300만원이다. 이중 218만원은 쓰고, 62만원은 저축한다. 나머지 20만원 중 4만원은 건강보험료이고, 16만원은 그냥 남는 돈이다. 그의 가계부에서 지출을 좀 자세히 들여다보자. 218만원의 지출 중 40만원은 집값(보증금 5000만원에 월 40만원)이다. 각종 공과금과 통신비가 각각 10만원ㆍ6만원이고,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해 유류비가 30만원가량 든다. 혼자 살다보니 식비(30만원)도 적잖게 든다.

매달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은 20만원. 자신을 위한 여가비는 월 평균 11만원정도 쓴다. 여기까지가 147만원. 의류구입비ㆍ여행경비ㆍ경조사비 등 비정기적으로 들어가는 연간 소비를 월평균으로 계산한 71만원을 더하면 218만원이 된다. 비소비성 지출인 저축도 여러 방법으로 하고 있다. 40만원씩 넣고 있는 은행적금과 10만원씩 들어가는 퇴직연금. 연금저축도 12만원씩 넣고 있다.

Q2 문제점

 

김씨는 소득 대비 저축 여력이 적은 편이다. 300만원 중 62만원으로 소득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동안 학자금대출을 상환하느라 저축할 여력이 많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젠 제대로 된 저축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월 평균 71만원에 달하는 비정기 지출이다. 김씨는 자동차세, 경조사비, 휴가비 등을 더해 연간 850만원을 쓴다. 얼핏 총액만 보면 평범할 수 있지만 이중 유독 튀는 지출이 있다. 바로 퍼스널트레이닝에 지불하는 350만원이다. 스트레스를 풀거나 취미생활에 들어가는 돈이긴 하지만 이런 불규칙적인 소비를 월 생활비에 포함하면 소비패턴을 관리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당장이야 혼자 벌어 쓰는데 부족하지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꼼꼼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그가 꿈꾸는 3가지 재무목표를 이루기 힘들다.

Q3 개선점

 

비정기 지출(71만원)부터 조정했다. 자유입출금 통장에 들어있는 700만원과 연 4회에 걸쳐 들어오는 상여금(700만원)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여행자금도 여기서 꺼내 쓰면 된다. 이제 고정 지출 218만원은 147만원으로 줄었다. 건강보험료 4만원을 제외하면 300만원 중 149만원의 저축 여력이 생긴 셈이다. 이 돈으로 저축과 투자를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은행적금(40만원), 퇴직연금(10만원), 연금저축(12만원)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는 단기 투자상품(20만원)과 중장기 투자상품(50만원)으로 재배치했다. 추후 주택을 구입할 수도 있어 중지했던 청약저축(10만원)도 이어가기로 했다. 남은 7만원은 비정기 지출 통장에 넣어 비상금을 늘려 가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천눈이 한국경제교육원 수석연구원 crimsonnunn@naver.com│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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