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텐서플로에 숨은 혁신

구글이 텐서플로 라이트 베타를 선보였다. 모바일 기기에서 머신러닝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때 데이터 연산을 서버와 모바일로 분산할 수 있도록 한 소프트웨어다. 이를 통해 연산 과정이 매끄러워지는데, 이는 AI 서비스 증가와 기존 서비스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도 득을 볼 가능성이 높다.

▲ 구글 텐서플로 라이트 베타는 인공지능(AI) 현실화를 한층 더 앞당길 전망이다.[사진=뉴시스]

스마트폰으로 TV화면을 찍기만 하면 배우가 입은 옷의 정보가 뜬다. 소비자들의 평이 좋지 않거나 하자가 있었다면 그 기록 역시 한번에 뜬다. 예전 나의 구매기록을 뒤져 내 체형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알려주고, 안전한 쇼핑몰의 최저가를 곧바로 찾아 주문 준비까지 완벽하게 해준다. 나는 사진만 찍고 버튼만 누르면 끝이다. 10초가 채 안 걸린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업 중에 스마트폰을 켜놓기만 하면 교사의 강의를 필기할 필요도 없다. 자동으로 받아쓰기가 된다. 외국인이 말을 하면 자동으로 번역해준다. 꿈같은 시대다.

이런 꿈을 현실로 만드는 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다. 구글 알파고로 유명해진 딥러닝(Deep Learning)도 머신러닝의 한 종류다. 최근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이 활발하게 적용되면서 머신러닝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엄청난 데이터가 발생하면 이 데이터를 이용해 컴퓨터가 학습을 하고, 이 학습결과를 실생활에 유익하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되려면 모든 게 스마트폰과 연동돼야 한다. 지난 5월 구글이 개발자 콘퍼런스(Google I/O 2017)에서 ‘텐서플로 라이트(TensorFlow Lite)’를 발표한 건 그래서 의미 있다. 텐서플로 라이트는 모바일 기기에서 실행할 수 있는 오픈소스 머신러닝 프레임워크(개발자용 소프트웨어)다. 머신러닝을 구현한 소프트웨어를 자체적으로 만들기 힘들었던 개발자들은 텐서플로를 이용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생산했다.

11월 14일 구글은 ‘텐서플로 라이트 베타’를 발표했다. 데이터센터 내 서버에서 처리해오던 인공지능(AI) 연산을 모바일 기기로 분산ㆍ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이나 PC 등 단말기는 데이터 입ㆍ출력만 하고 실제 연산은 데이터센터 내부의 고성능 서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텐서플로 라이트 베타는 이런 연산을 모바일 기기에서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해 머신러닝 연산 과정을 훨씬 매끄럽게 만들었다. IoT 활성화로 인해 머신러닝 연산이 필요한 단말기들이 늘고, 모바일을 비롯한 주변장치 등에도 머신러닝 기능이 탑재돼야 할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하드웨어는 이미 이런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8과 X에 탑재된 A11 AP는 NPU(Neural Processing Unit)이라는 머신러닝 연산 유닛을 내장하고 있다. 화웨이의 메이트10에 장착된 기린 970 AP도 머신러닝 연산에 특화된 AP다. 텐서플로 라이트 베타의 등장으로 상상의 현실화도 한발 더 가까워졌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득을 톡톡히 보는 산업이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구글의 텐서플로 라이트 베타는 연산 과정을 훨씬 매끄럽게 하고, 새로운 머신러닝 서비스들의 등장과 기존 서비스의 정확도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이는 트래픽 처리를 위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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