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두의 한방비수론

▲ 허기짐의 원인을 알아야 살을 뺄 수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다이어트를 할 때 제일 큰 괴로움은 배고픔이다. 임상에서 “배가 고파서 음식을 조절하지 못 하겠어요” “식욕 억제하는 약을 좀 넣어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체중을 줄이려면 식사량을 조절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몸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약물로 인위적으로 식욕을 억제하면 약복용을 중단했을 때 폭식이나 무기력증, 우울감이나 불면증 같은 부작용이 발생한다. 식욕억제제에 의존하지 않고 비만에서 탈출하려면 먼저 배고픔이 생기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인체는 피로한 상태가 되면 체내 영양분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에너지원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배고픔을 유발한다. 피로의 원인은 수면부족, 소화 장애, 과도한 노동, 스트레스, 등 매우 다양하다. 원인 치료를 통해 피로가 사라져야 배고픔도 줄어든다. 
 
갈증을 배고픔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뇌에는 배고픔을 유발해 음식을 먹게 하는 섭식중추와 갈증을 느끼게 해서 물을 마시게 하는 음수중추가 있다. 섭식중추와 음수중추는 시상하부 외측 부위 근처에 있다. 갈증을 느낄 때 섭식중추도 영향을 받아 배고픈 것처럼 느끼는 이유다. 배가 고플 때 일단 물을 마셔봐서 배고픔이 사라지면 갈증이다. 
 
소화가 너무 잘 돼 배고픈 것은 위열胃熱이 많아서다. 배추나 양배추, 상추처럼 잎이 넓은 야채나 오이처럼 수분이 많은 채소를 간식으로 섭취하면 위열을 내리고 배고픔을 줄일 수 있다. 평소 위가 차서(胃寒) 소화가 안 되고 더부룩하면 일반적으로 식욕이 없어진다. 하지만 영양분의 흡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에너지원이 부족하다고 여겨 배고픔을 유발할 수도 있다. 
 
만성 스트레스도 허기를 일으킨다. 급격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근골격계가 활성화되고 소화기능은 억제돼 입맛이 없어진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배고픔이 증가하고 단 것을 찾게 된다. 이때 초콜릿, 사탕, 과자류, 등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혈당이 높아졌다가 빠르게 소모돼 배고픔이 심해진다. 단것 대신 고구마나 감자, 떡, 야채 등을 조금씩 오래 씹어서 배고픔을 달래주는 것이 좋다. 
 
생리전증후군으로 배고픔이 심해지는 사례도 많다. 가임기 여성들은 생리전증후군으로 폭식을 한다. 생리 전 임신에 대비하기 위해서 배고픔을 유발해 영양분을 최대한 섭취한다고 볼 수 있다. 심한 배고픔으로 폭식하는 것도 월경불순이다. 자궁을 따뜻하게 하거나 어혈을 제거하면 배고픔이 진정된다.  
 
저체온증도 배고프게 만든다. 체온이 낮아지면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 지방을 축적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허기가 지고 음식을 찾게 된다. 저체온을 치료하려면 성질이 찬 생야채나 생과일을 피해야 한다. 채소는 발효시키거나 익혀서 먹고 과일도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음료도 따뜻하게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생강차를 마시는 것도 체온을 올려 배고픔을 없애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김영두 약산한의원 대표원장 yaksan4246@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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