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요 회복돼도…

얼어붙었던 한ㆍ중 관계에 봄볕이 드리웠다. 신흥국을 앞세운 글로벌 경기도 되살아날 기미가 보인다. 국내 자동차 산업에 끼었던 안개가 걷힐 거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호재는 없다. 아무리 시장 상황이 좋아졌어도 제품 경쟁력이 밀리면 말짱 도루묵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기지개를 켤 수 있을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018년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생산량과 수출량이 올해보다 각각 5.5%, 7%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ㆍ브라질ㆍ러시아 등 신흥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수요를 키울 거라는 거다.

여기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의 반한反韓 감정이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는 점도 국내 자동차 산업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실제로 현대차ㆍ기아차의 경우 2015년 각각 5.6%, 3.3%였던 중국 자동차 시장점유율이 중국의 보복조치가 본격화하면서 올해 3.6%, 1.5%로 급락했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알찬 열매가 국내에 흘러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업체들의 제품 경쟁력 개선 속도가 글로벌 브랜드 대비 크게 떨어져 있어서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국내 업체들의 신차를 보면 그동안 지적받아왔던 문제점을 크게 개선했다”면서도 “하지만 경쟁 브랜드들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빠르다는 게 문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업체들의 파워트레인이나 차세대 엔진 기술은 독일 업체에 밀리고, 일본의 닛산, 혼다 등이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을 전 트림에 적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업체는 일부 트림에만 적용하고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제품 경쟁력이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업계에 가장 중요한 시장인 내수와 북미 지역이 위축되고 있어 2018년 전망은 어두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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