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주거용 부동산

타운하우스와 아파텔(주거용 오피스텔)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청약규제, 대출규제 등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인해 아파트 청약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2030세대, 신혼부부 등 청약 가점제에서 외면받은 소규모 가구가 주요 수요층이다. 타운하우스와 아파텔은 새로운 주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청약제도가 개편되면서 아파트 청약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부동산 시장에서 새로운 주거 대안 찾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연이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신규 분양 아파트 시장에 진입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8ㆍ2 부동산 대책 이후 청약제도 개편안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투기 수요뿐만 아니라 실거주 수요까지 억제되고 있다.

청약제도 개편안부터 살펴보자. 우선 청약 1순위 자격 요건이 강화됐다. 기존 청약제도에선 수도권 기준으로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한 후 1년(수도권 외 6개월)이 지나고 납입횟수가 12회(수도권 외 6회) 이상이거나 납입금이 청약예치기준금액에 상당하면 1순위 자격이 주어졌다.

하지만 개편 이후 투기과열지구ㆍ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선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후 2년이 경과해야 하고, 납입횟수가 24회를 넘거나 납입금이 청약예치기준금액 이상이어야 1순위 자격을 받을 수 있다.

더 중요한 부분은 따로 있다. 가점제 적용 비율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전용면적 85㎡(약 26평) 이하 주택은 모두 가점제로 당첨자를 가려야 한다.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선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은 가점제 적용 비율을 40%에서 75%로 늘렸고, 가점제를 적용하지 않았던 85㎡ 초과 주택에서도 30%를 적용했다. 아울러 예비입주자도 가점이 높은 순으로 배정해야 한다.

문제는 가점제 적용 비율이 확대되면서 투기꾼들뿐만 아니라 높은 청약가점을 받기 힘든 신혼부부들도 내집 마련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청약가점이 낮은 신혼부부들을 위한 특별공급 물량이 있지만 그 수가 많지 않고 조건도 까다롭다. 혼인신고 이후 5년이 지나지 않아야 하고, 임신이나 출산을 했고, 부부 합계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아파트를 대신할 새로운 주거 부동산이 떠오르고 있다. 바로 타운하우스와 아파텔(주거용 오피스텔)이다. 아파트 청약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청약이 쉽고 규제가 덜한 두 부동산에 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타운하우스의 숨은 매력 = 먼저 타운하우스는 청약이 쉬운 데다 주거환경도 쾌적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김포 한강신도시의 블록형 타운하우스인 ‘자이 더 빌리지’는 3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4일 만에 완판됐다. 5월에 분양한 운양동 타운하우스 ‘라피아노’도 평균 경쟁률 65대 1, 최고 경쟁률 205대 1에 달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게다가 미래가치가 높다는 점도 타운하우스가 각광을 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다. 일례로 국토교통부 개별공시지가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와 타운하우스가 함께 들어서있는 용인시 기흥구 일대에선 타운하우스의 공시지가 상승률이 더 높았다.

기흥구 중동에 있는 타운하우스 ‘라폴리움’의 공시지가는 2010년 1㎡당 82만9000원에서 올해 97만2000원으로 약 14.7%가량 올랐다. 반면 맞은편의 ‘초당마을 현진에버빌’은 용인경전철 초당역과 인접해있음에도 같은 기간 1㎡당 공시지가 상승률은 9.5%(200만원→221만원)에 그쳤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최근 건설업계도 타운하우스 공급을 늘리고 있다.

■1~2인 가구 주거대안 아파텔 = 2룸ㆍ3룸 구조의 주거용 오피스텔인 아파텔은 소형 아파트의 대체상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데다 아파트와 비슷한 평면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더구나 1~2인 가구가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형 부동산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공산이 크다.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결과’에 따르면 국내 평균가구원수는 2010년 2.68명에서 2015년 2.53명으로 0.15명 감소했다. 아울러 통계청은 전체 가구에서 1~2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54%에서 2027년 63.7%, 2037년 68.8%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용률이 낮아 공간활용이 어렵다는 오피스텔의 단점도 해결했다. 최근엔 설계기술이 크게 개선돼 오피스텔의 전용률이 60% 이상으로 높아졌다. 3~4베이(전면 발코니에 배치된 거실과 방의 수) 판상형 오피스텔과 알파룸(자투리 공간) 등을 구성해 공간활용도를 높인 곳도 많다. 심지어 피트니스 센터, 골프연습장, 어린이집 등 아파트 못지않은 편의시설을 갖춘 아파텔도 부쩍 늘고 있다.

신혼부부 외면하는 청약가점제

단점을 보완한데다 소형 아파트보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분양 받을 수 있다 보니 주로 2030세대, 신혼부부를 비롯한 소규모 가구들이 아파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아파텔의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적지 않은 프리미엄이 붙고 있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가령, 지난 9월 경기도 남양주시에 분양한 ‘다산 자이 아이비플레이스’ 오피스텔은 270실을 모집했는데 1만8391건이 접수됐다. 평균 68.1대 1의 경쟁률이었다. 실제로 전용면적 22~52㎡(7~16평)로 구성된 이 오피스텔에 접수한 가구 중 신혼부부가 적지 않았다. 지난 6월 분양한 또다른 오피스텔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는 총 127실이 3일 만에 완판됐는데, 이곳의 전용면적 40㎡ 규모 오피스텔은 현재 1000만~15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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