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팍박사 튼튼건강

▲ 양방과 한방은 서로 다른 강점을 갖고 있다.[일러스트=아이클릭아트]

해외 의료계에선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양방과 한방의 협업 움직임이다. 한의학을 무시하는 풍토가 만연한 한국과는 대조적인 일이다. 그렇다면 양방과 한방의 협업은 왜 필요할까. 

먼저 한의학의 특징을 살펴보자. 일단 자연과학적이고, 전통적 의학인 선조들의 치료 경험이 집적돼 있다. 마음과 몸을 하나로 보고, 몸 전체의 조화를 꾀하는 전인적全人的 의료다. 개인의 체질과 특징을 중시하면서 증상을 살펴본다.

병의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나 발병하기 직전인 미병未病 단계에서도 치료가 가능하다. 천연 생약을 혼합한 한약을 사용한다. 하나의 처방에 복수의 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복수의 증상에 대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기능성 생리통이나 냉증, 허약체질 등 체질에서 유래하는 증상, 갱년기장애 증상처럼 검사에서 드러나지 않는 신체적 부조화를 치료하는 덴 한의학이 훨씬 효과적이다. 예컨대, 요통이나 빈뇨頻尿(일 배뇨량에는 거의 변화가 없지만 배뇨 횟수가 많아지는 증세)를 치료하는 데 쓰는 우차신기환牛車腎氣丸이란 처방을 보자. 이 처방을 복용한 환자들의 경우, 치료를 하려 했던 주된 증상뿐만 아니라 피로나 부종 등 다른 증상까지도 개선됐다는 걸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서양의학의 주된 특징이다. 실증적이며, 객관적으로 분석된 의학이다. 기관이나 장기를 중심으로 세분화하며, 물질적인 면을 중시한다. 객관적으로 분석해 병명을 결정하고, 획일화된 치료법을 쓴다. 일반적으로 정제精製된 약물을 사용하며, 단일 증상의 효과를 기대한다. 또한 양약은 대개 하나의 유효성분으로 제조된다. 따라서 혈압을 내리거나, 세균을 죽이거나, 열이나 통증을 줄이는 등 하나의 증상이나 병을 치료하는 데 적합하다.

이처럼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특징이 다르지만, 환자의 병을 치료해야 하는 건 똑같다. 해외 의료계에서 ‘양방과 한방의 장점을 살려 치료 효과의 극대화해야 한다’는 관념이 확산되는 이유다.

양방과 한방, 목적은 하나

가령, 빨리 혈압을 내리거나, 살균하거나, 정밀한 검사를 하는 데는 서양의학으로 대응하고, 검사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증상이나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치료하는 데는 한방으로 대응하는 식이다.

양의사가 일상적인 진료에 한약을 사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방과 양방의 협업을 통해 탁월한 치료 효과를 거뒀다는 보고 또한 많다. 니혼게이자이日經 온라인판이 의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일본 의사의 80%가 한약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결과다.
장현록 튼튼마디한의원 분당점 원장vamos2@ttjoint.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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