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자서전 특강」 자서전 쓰기, 나를 발견하는 여정

▲ 자신의 삶을 글로 옮기는 일은 글을 쓰는 것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사진=아이클릭아트]

내 이야기를 글로 써낼 수 있을까. 누구나 한번쯤 가져볼 만한 꿈이다. ‘나만의 자서전’을 만들어 보는 일은 분명 색다른 경험이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젓는 이들이 속출한다. 글을 써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다. 뭘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사람들이 선뜻 펜을 들지 못하는 이유다.

소설가 강진과 글쓰기 강사 백승권. 소설가로서, 글쓰기 전문 강사로서 ‘자서전 쓰기 특강’을 진행해온 두 저자는 ‘손바닥 자서전’ 쓰기를 제안한다. ‘손바닥’은 손바닥넓이 분량의 짤막한 글을 뜻한다. 소소한 일들을 몇줄 기록하는 것에서 자서전 쓰기를 시작하라는 거다. 시간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15분이면 충분하다.

그렇다고 글쓰기가 쉽다는 건 아니다. 문법은 틀리기 일쑤고, 문맥도 어색하게 느껴질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글로 쓸만한 ‘글감’을 찾는 작업이 익숙지 않아서다. 저자는 “잘 안 되더라도 조금씩 계속 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몇줄의 문장이 모이면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힘들다면 자기 인생의 첫 ‘변곡점’부터 쓰는 게 좋다. 변곡점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행동을 바뀐 인생의 전환점을 뜻한다. 어떤 사건일 수도 있고, 우연히 접한 책 한권, 영화 대사일 수도 있다. 글에 변곡점이 담기면 내용이 깊어지고 감동이 더해진다. 글감을 찾는 것도 더 쉬워진다. 기억과 추억이 선명해지고 변곡점과 연관된 추억들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렇게 공을 들여 자신의 삶을 직접 기록하는 게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단언한다. “삶을 기록하려면 자신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 속에는 화려한 모습뿐만 아니라 들추고 싶지 않았던 모습도 담겨 있을 테다. 그런 모습을 가감 없이 글로 담아내면서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다.”

저자는 이 과정을 제주도 성산일출봉 등반에 비유한다. 거대하게 솟은 성산일출봉은 멀리서 봐도 선명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진짜 묘미는 직접 정상에 올라섰을 때다. 정상에선 제주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펼쳐진다. 산 아래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아름다움이다. 이는 겪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삶을 기록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과거를 깊게 들여다보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진정한 내 모습’을 발견하는 건 분명 가치가 있는 일이다.

자! 오늘부터 펜을 들어 일상을 기록해 보자. 사소한 내용이라도 좋다. 일단은 써보는 게 중요하다. 잊고 있었던 자신의 추억에도 흠뻑 빠져보자. 그렇게 써내려가다 보면 손바닥만 했던 이야기들이 모여 어느덧 ‘○○○의 일생’이란 자서전 한편이 완성될 거다. 


세 가지 스토리

「케미컬 라이프」
강상욱·이준영 지음 | 미래의창 펴냄

어느새 화학물질은 공포의 대상이 됐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생리대 파문’ 등 끊이지 않는 화학 이슈 때문이다. 이제 소비자들에게도 ‘화학 상식’이 꼭 필요한 시대가 됐다. 문제는 무엇이 어떻게 해로운지 정확히 아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저자는 생활에 꼭 필요한 화학 정보와 올바른 대처법, 시장 트렌드 등 소비자의 ‘현명한 소비’를 돕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우리가 몰랐던 세상의 도서관들」
조금주 지음 | 나무연필 펴냄

세계 도서관의 풍경이 변하고 있다. 단조로움을 벗고 형형색색의 인테리어를 갖춘 도서관이 늘고 있다. 창의적인 교육프로그램도 다수 진행한다. 적막했던 도서관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이유다. 이 책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지역사회와 적극 교류하고 있는 세계 도서관들을 비춘다. 이를 통해 국내 도서관이 처한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퇴근 후 심리카페」
채정호 지음 | 생각속의집 펴냄

나이를 먹을수록 칭찬과 격려는 점점 줄고 경쟁은 늘어만 간다. 의지할 곳 없는 직장인들의 현주소다. 정신과전문의인 저자는 상담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들의 갈등과 상처를 책에 담았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자세’다. 그 자세가 어려운 시간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전 먼저 스스로를 이렇게 다독여 보자. “참 잘 견뎌왔구나.”
임종찬 더스쿠프 기자 bellkic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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