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vs 2017년 11월 외식물가 비교

▲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갈비탕과 설렁탕 가격이 크게 올랐다.[사진=뉴시스]

외식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소비자물가가 2.8% 상승하는 동안 외식물가는 5% 올랐다. 서민들이 즐겨 찾는 김밥ㆍ소주ㆍ갈비탕 등에서 특히 많이 올랐다. 통계 속 물가는 안정세를 찾는 데 현실 속 물가는 여전히 서민을 압박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2015년 11월과 2017년 11월 외식물가 상위 10개 품목을 비교했다.

‘김밥 한줄에 1000원.’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주린 배를 달래기 위해선 1000원짜리 지폐 한장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그사이 상황은 급격하게 달라졌다. ‘한줄에 1000원’이라고 적힌 가격표는 눈 씻고 봐도 찾기 힘들다. 대표 분식프랜차이즈인 김밥천국의 기본 김밥 가격도 2000원이다. 오른 게 어디 김밥뿐일까. “물가가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와 달리 외식물가는 자꾸만 치솟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2.72포인트를 기록했다. 9월 103.59, 10월 103.40포인트에 이어 3개월 연속 하향세다. 통계만 놓고 보면 정부 발표대로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특히 8월에 각각 3.8%와 18.3%로 전년 동월 대비 높게 치솟았던 생활물가와 신선식품 물가가 11월엔 1.3%와 -2.5%로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시장가격을 숫자로 보여주는 외식물가는 안정세를 찾고 있는 통계 속 물가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최근 2년 간 단 한번도 하락한 적 없는 외식물가는 11월 전월 대비 0.2% 또 상승했다. 정부가 집계하는 39개 외식품목의 가격을 2015년 11월과 비교하면 5%나 상승했다. 2년 동안 2.8% 오른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두배가량 높은 수치다.

39개 품목 중 물가가 많이 오른 상위 10개 품목만 다시 비교하면 간극은 더 벌어진다. 2015년 11월 대비 김밥(12.7%)ㆍ소주(12%)ㆍ갈비탕(8.5%)ㆍ생선회(7.8%)ㆍ짬뽕(7.2%)ㆍ라면(6.8%)ㆍ볶음밥(6.5%)ㆍ자장면(6%)ㆍ소고기(5.6%)ㆍ설렁탕(5.2%) 순으로 물가가 많이 올랐다. 10개 품목 전부 외식물가 평균 상승률인 5%를 웃돈다. 게다가 분식ㆍ한식ㆍ일식ㆍ중식 뭐 하나 빠짐없이 모두 가격이 올랐다. 한식 가격이 올랐다고 중식을 골라봤자 매한가지란 얘기다.

그중에서도 대표 분식 메뉴인 김밥의 가격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다. 올 11월 김밥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7% 올랐다. 2015년 11월과 비교하면 12.7%나 상승했다. 김밥 가격은 왜 이렇게 올랐을까. 친근한 메뉴였던 김밥이 점점 고급스러워지면서 한줄 가격이 식사 한끼와 맞먹게 돼서다. 프리미엄 김밥집들의 대거 등장이 김밥 평균 가격을 끌어올렸다.

그 뒤를 이은 건 소주다.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2년 만에 12%가 올랐다. 2015년 말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출고가를 5.5% 올렸다. 그러자 뒤를 이어 롯데주류ㆍ무학ㆍ보해 등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했다. 출고가가 오르자 음식점들도 하나둘 판매가격을 올렸다. 2015년까지만 해도 음식점 소주 한병 가격은 3000원이었다. 하지만 출고가가 오른 뒤론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4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일부 음식점에선 더 올려 5000원에 판매하기도 한다. 김밥에 이어 소주가 2위에 이름을 올린 이유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올라 가격이 뛴 품목들도 있다. 지난 11월 기준 갈비탕과 설렁탕은 2015년 동월 대비 각각 8.5%, 5.2% 올랐고, 대표적인 중화요리인 짬뽕(7.2%)과 자장면(6%)도 같은 기간 평균 상승률을 상회했다.

외식물가가 속절없이 오르자 서민들은 안 그래도 조였던 허리띠를 더 바짝 조여 맸다. 한국은행이 실시하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외식비 지출전망지수(CSI)는 2015년 11월부터 줄곧 90포인트 내외다. 2015년 11월엔 93포인트였던 것이 2016년 11월엔 88포인트로 하락했다. 그러다가 올 11월엔 다시 94포인트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를 낙관적으로 평가한다는 ‘100’에는 못 미치고 있다. 살아나고 있다는 경기를 체감하지 못하니 외식비라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 이어지고 있는 거다. 연말이 코앞이지만 외식은 엄두도 못내는 서민들의 현실이 혹한 그 어디쯤이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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