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패션사업 인수 효과

패션전문기업 LF가 올해 연이어 M&A를 진행했다. 눈길을 끄는 건 패션이 아닌 식품 관련 업체를 인수했다는 점이다. LF는 “식품사업에 진출해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전망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팔색조 변신을 꾀하는 LF를 분석했다.
▲ LF는 올해 식품 관련 업체 6개를 자회사로 인수했다.[사진=뉴시스]
한국의 1세대 패션기업인 LF(옛 LG패션)가 식품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에만 식자재 유통업체인 모노링크, 구르메 F&B, 화인 F&B 등 식품 관련 업체 6곳을 인수했다. 자회사인 LF푸드를 통해 ‘하코야(일본식 라면전문점)’, ‘마키노차야(시푸드뷔페)’ 등을 운영해온 LF로선 눈에 띄는 행보다. LF 관계자는 “운영 중인 외식 브랜드에 식자재를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M&A를 꾀한 것”이라면서 “우리의 목표는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M&A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지난 2~3분기 인수한 식자재 업체들의 실적이 반영돼 LF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3분기 매출액은 3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7.6% 늘어난 70억원을 기록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모노링크와 구르메 F&B의 내년 예상 매출액은 각각 600억원, 300억원으로  LF 전체 매출의 5%가량이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LF가 본업인 패션사업에 소홀했던 건 아니다. 올해 실적이 부진한 브랜드와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한 이 회사는 애슬레저 브랜드 ‘질스튜어트스포츠’를 론칭하는 등 패션사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적자를 내던 중국법인은 라푸마의 상표사용권(라이선스)를 중국 빠오시냐그룹에 넘기고 로열티를 챙기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재정립했다. 
 
빨리 찾아온 추위와 ‘평창 롱패딩’의 인기도 호재다. LF 스포츠 브랜드의 패딩 점퍼류는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질스튜어트스포츠의 경우, 11월 전점 평균 매출이 8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목표 매출의 20%를 초과 달성하고 있다. LF의 4분기 실적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나은채 애널리스트는 “LF의 4분기 매출액이 4810억원(전년 동기 대비 6%), 영업이익은 451억원(33%)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LF의 미래가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패션과 식품의 시너지 효과가 나오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송하연 현대차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F가 의류사업과 식품사업을 양축으로 라이프스타일 기업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식품 자회사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고, 사업의 방향성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LF가 큰 그림을 완성하는 데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얘기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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